LG, 빌트인·소프트웨어·현지 맞춤형 가전 ‘투트랙’
에너지 절감·현지 라이프스타일 ‘맞춤화’가 관건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기술과 에너지 효율, 친환경 트렌드를 앞세워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은 ‘AI 홈’과 통합 생태계 구축을 내세우고, LG는 현지 맞춤형 고효율·프리미엄 제품과 B2B 채널 강화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유럽 가전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에 달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전략과 접근법을 제시하면서 유럽 소비자와 B2B 파트너의 선택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생활 전반을 자동화해 ‘AI 홈’을 구현하는 데 방점을, LG전자는 질적 성장과 고효율 제품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 삼성전자, ‘앰비언트 AI’와 스마트 홈 생태계
삼성전자는 모든 가전·모바일·TV 기기를 스마트싱스(SmartThings) 생태계에 연결해 일상 전반을 자동화하는 모습을 그린다. 삼성의 전략은 기기 연결 자체가 주는 효용에 집중, 사용자 편의 극대화와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부모 집의 냉장고가 열리면 즉각 자녀에게 알림이 오거나, 반려동물이 짖는 상황을 로봇청소기가 가족에게 영상으로 전달하는 등 AI가 생활 안전과 관리를 직관적으로 돕는 시나리오다.
올해 삼성전자는 통합 인터페이스(One UI)와 AI 관리 플랫폼을 TV,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가전에 도입해 어떤 단말에서도 끊김 없이 동일한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AI 생태계는 IoT·모바일의 강점을 활용해 소비자 데이터 기반의 맞춤 서비스도 강화한다. 에너지·보안·건강관리 등 다양한 생활 영역을 스마트싱스 플랫폼에서 일원화하는 전략으로 B2B, 가정용 시장 모두 유럽의 고효율·친환경 문턱을 적극 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AI가 두뇌처럼 집안을 분석해 생활 패턴에 최적화한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각종 가전제품과 IoT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현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산이다
◆ LG전자, 현지 맞춤 혁신과 B2B 성장
LG전자는 맞춤형·빌트인 및 에너지 고효율 제품군 확대에 중점을 두고 5년 내 시장지배력 확대를 목표로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IFA 2025에서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유럽에 꼭 필요한 고효율·고품질 제품”을 키워드로, 프리미엄부터 볼륨존까지 현지 수요에 최적화된 AI 가전 신제품 25종을 선보였다. 유럽의 공간·인테리어 제약, 에너지 비용 부담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슬림형 빌트인 냉장고·세탁기와 AI 기반 에너지최적화 기술이 결합된 ‘핏앤맥스 존’도 마련했다.
LG전자는 B2B 빌트인 시장에서 ‘LG 빌트인’ 브랜드를 강화하고 2030년까지 유럽 빌트인 매출 10배 확대와 Top5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상업용 ‘LG 프로페셔널’ 라인업도 호텔, 병원 등 맞춤형 AI 세탁 시스템 연구로 수익 안정성과 외형 성장의 양축을 노린다.
LG 관계자는 “유럽은 그 어느 시장보다 에너지 소비에 민감해, 프리미엄·보급형 모두에 고효율 기술을 적용한다”며 세탁기·냉장고의 에너지 A등급 이상 제품 비중 확대와 현지 맞춤 전략을 강조했다.
◆ 친환경·에너지효율 경쟁... 라이프스타일 ‘맞춤화’가 관건
유럽은 친환경 규제가 강하고 에너지 효율과 관련한 실질적 소비자 부담이 크다. 두 기업은 이를 적극 공략해 유럽의 최근 AI와 고효율 제품의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전시회 혁신상 수상과 시장 평가면에서 에너지절감 제품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AI가전과 친환경을 결합시켜 시장 내 ‘프리미엄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통합 스마트싱스·AI 기능·에너지관리 솔루션으로 AI홈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며 내장형 IoT·유럽 특화 가전으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으며, LG전자는 프리미엄과 볼륨존 모두 고효율·친환경 기술 확대, 현지 맞춤 디자인과 직접판매·B2B 채널 다변화로 시장 전략을 꾸리고 있다.
유럽 냉방기 시장도 상승세다. 유럽은 기후 특성상 냉방기 보급률이 북미에 비해 현저히 낮았으나 최근 기후 변화로 폭염 증가와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 또한 친환경 정책 확산에 맞물려 냉방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양사 모두 유럽 냉방기 시장에서 매출 성장과 점유율 확대를 강하게 추진 중이다. 현지 수요·에너지 효율 강화, 빌트인 및 데이터센터 등 B2B 공략, 신규 인수합병 등 다각화가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AI와 맞춤화, 에너지 고효율을 내세워 150조원 규모의 유럽 가전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며 “첨단기술 중심의 경쟁은 향후 5년간 유럽 가전시장 패권 판도를 흔들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