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지난해 적자 기록
| 한스경제=하지현 | 에이블리가 패션 앱 시장에서 상위권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재무구조가 개선 과제로 꼽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패션 앱 시장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기준 에이블리가 535만 명으로, 534만 명인 무신사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327만 명 지그재그, 240만 명 퀸잇, 206만 명 쉬인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7월 패션/의류업종 신규 설치 순위에서도 에이블리는 24만건을 기록해 무신사 22만건을 앞섰다. 에이블리는 5월 업계 최초로MAU가 10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2018년 3월 출범한 에이블리는 매출 및 콘텐츠 확대 등으로 외형 확장을 이루고 있다. 다만 악화된 재무구조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에이블리는 출범한 다음해 316억 원의 매출을 기록, 2021년에는 935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4억 원에서 695억 원으로 늘어났다. 2023년은 첫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15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에이블리는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는 -521억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금은 2221억 원, 부채총계는 1725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3년 말 299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228억 원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급수수료는 1024억 원에서 1613억 원으로 증가했다.
에이블리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사업 확장이 우선시된 전략 탓으로 풀이된다.
에이블리는 출범 후 다양한 할인행사와 AI 기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910과 아무드 브랜드를 새로 론칭해 운영 중이며, 지난해 앱 내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어 에이블리는 간편 결제 서비스 에이블리페이를 도입 후 선불 충전금 서비스 관련 상표권도 출원한 상태다. 올해 에이블리는 하반기를 목표로 성수동 일대에 오프라인 공간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기반 고객을 오프라인까지 접점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운영 방향은 아직 구상 단계다.
c커머스가 성장 중인 가운데 에이블리를 포함한 e커머스 업계가 출혈 경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말 알리바바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바 있다. 전체 투자 규모는 1000억 원이고 통상적인 일반 투자 라운드 구조처럼 신주와 구주가 섞여 진행됐다.
2023년엔 전사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도 에이블리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사 기준으로 인센티브와 신사업 투자로 일시적 적자가 반영됐다. 2025년은 1분기부터 상반기 전체가 모두 흑자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에이블리 관계자는 “정확히 입금된 시점 등 투자 관련 상세한 내용은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라고 답했다. 계열사 정리를 통해 IPO 계획을 구체화 중인 무신사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기준 무신사의 자본총계는 7703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알리바바를 통해 투자유치를 받은 바 있지만 당장의 재무적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난해 적자가 난 것은 신사업 확장과 2023년의 실적 성과를 직원 인센티브로 제공한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