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DB하이텍이 자사주를 활용한 사모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자 소액주주연대가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회사 측은 보유 중인 자사주 약 416만 주 중 222만 주를 교환 대상으로 설정해 약 1,094억 원 규모의 사모 EB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주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소액주주연대는 “자사주를 단순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주주 환원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는 이번 결정이 향후 자사주 매입 정책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사주 활용이 소각보다 매각 목적에 치중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주연대는 DB그룹의 지주사 격인 DB Inc.가 최근 DB손해보험 지분을 매입한 점을 언급하며, “DB하이텍의 현금이 대주주의 이해관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골프장 사업 등 비핵심 자산 매각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회사 측이 “자회사 사업으로 이사회 상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데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이상목 대표는 “소액주주들의 자사주 소각 요구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음에도 이번 결정은 회사 필요에 따른 활용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 자사주 정책의 방향성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보다 투명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액트(Act) 윤태준 소장은 “이번 사례는 상법 개정 이후에도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선언적 의미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주가치 보호 장치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