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상반기 영업익 75% 급감
전통 OTC 한계 넘는다
체질 개선 전략 가속
동화약품 신사옥 '빌딩 1897' 조감도. /동화약품 제공
동화약품 신사옥 '빌딩 1897' 조감도. /동화약품 제공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올 상반기 수익성 악화의 그늘 속에서도 동화약품(대표이사 유준하·윤인호)이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의약품 중심의 매출 구조와 높은 원가 부담이라는 고질적 한계를 넘어, 의료기기·의약품 유통·생활건강 분야까지 신사업을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축 마련에 나선 것이다.

동화약품은 올 상반기 연결 매출 2507억원으로 전년 동기(2340억원)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1억원에서 약 75%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했다. 영업이익률은 1.1%다.

회사 측은 베트남 의약품 유통 체인 ‘중선파마’의 실적 연결,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강화로 인한 광고선전비 증가, 일부 주력 일반의약품 매출 감소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동화약품은 ‘활명수’, ‘후시딘’, ‘판콜’, ‘잇치’ 등 일반의약품(OTC) 위주의 매출 구조 탓에 원가 부담이 높고 제네릭 중심 시장 환경에서 차별화된 수익원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사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척추 임플란트 기업 메디쎄이와 2023년 베트남 의약품 유통 체인 중선파마 투자다. 의약품 제조·판매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의료기기와 해외 유통망을 동시에 확보해 외형 성장과 수익원 다변화를 꾀하려는 행보다. 

지난해에는 미용 의료기기 기업 하이로닉 인수 시도가 불발로 끝나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신사옥 입주 완료 이후 다시 공격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삼다수 유통 입찰에도 참여하며 음료 사업으로의 외연 확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영한 신임 생활건강본부장. /동화약품 제공
조영한 신임 생활건강본부장. /동화약품 제공

특히 동화약품은 이달 생활건강본부장으로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종근당건강 화장품 사업부장을 역임한 조영한 본부장을 영입해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는 지난 2022년 조직 신설 이후 첫 본부장 임명이다

조 신임 본부장은 음료, 의약외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유통 채널을 총괄하며, 특히 화장품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동화약품이 전통적 OTC 브랜드 의존에서 벗어나 의료기기, 생활건강, 해외 유통 등으로 매출 기반을 다변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 둔화 속에서 사업 다각화의 성패가 향후 동화약품의 체질 개선 속도와 기업가치에 직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동화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사 중 하나지만, OTC 중심의 매출 구조는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며 “메디컬 디바이스, 해외 유통, 생활건강 등으로 확장하는 전략은 중장기적 체질 개선을 위한 필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사업이 단기간에 이익을 내기보다는 투자와 적응 기간이 필요한 만큼, 기존 주력 품목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단계적 성과 관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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