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4세 윤인호 경영 원년
삼다수 입찰 참여…사업다각화 재시동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국내 제약업계의 맏형 격인 동화약품(대표이사 유준하‧윤인호)이 약 11년 만에 ‘창업의 터전’으로 복귀했다. 새 사옥과 함께 올해 ‘오너 4세’ 경영 체제의 전환기를 맞은 동화약품이 향후 사업 다각화와 신 성장 동력 발굴에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 11년 만에 복귀…순화동 시대 다시 연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창업터인 서울시 중구 순화동에 신사옥 준공을 완료하고 지난 28일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1월 착공 이후 약 3년여 만이다.
동화약품은 1897년 서울 순화동 5번지 한옥에서 ‘동화약방’(동화약품 전신)으로 창업한 이후 1966년 3층 건물을 신축해 공장 및 본사로 사용해 왔다. 1986년 4층으로 본사를 증축했으나 이후 재건축이 결정됐다.
회사는 지난 2014년 5월 중구 남산로의 STX빌딩으로 임시 이전한 이후 지난 2019년 4월 을지로에 위치한 공유오피스로 둥지를 옮긴 바 있다. 이번 신사옥 입주로 동화약품은 약 11년 만에 ‘창업터’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신사옥명은 동화약품의 창립연도인 1897년을 기념해 ‘빌딩1897’로 명명했다. 지난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 최고(最古)의 제약회사로 공식 인정받은 동화약품은 이번 창업지 복귀를 통해 128년 민족기업의 역사를 이어나간다.
연면적 1만 5821.23㎡(4785.92평) 규모로 지하 5층, 지상 16층으로 구성됐다. 1층부터 4층까지 동화약품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동화 라운지와 카페, 공연 및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260석 규모의 대강당 보당홀, 로비 등의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5층부터 16층은 업무 공간으로 운영된다. 확장형 회의실, 워크라운지, 오픈 미팅존 등을 조성해 내외부 활발한 소통의 공간으로 설계했으며, 임직원 복지 공간을 확충했다.
신사옥은 동화약품과 자회사인 메디쎄이가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할 계획이다.
◆ ‘4세 경영’ 원년…사업다각화 재시동
동화약품은 올해 경영 체제 전환에 나섰다. 윤도준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윤인호 대표가 새롭게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기존 전문경영인 유준하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를 구성했다.
윤인호 대표는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지난 2013년 8월 동화약품 재경부에 입사한 이후 12년 동안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OTC(일반의약품) 총괄사업부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후 동화약품 COO(최고운영책임자) 및 디더블유피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특히 그는 ‘활명수’와 ‘후시딘’, ‘판콜’, ‘잇치’ 등 OTC 판매 위주의 동화약품의 매출 구조 다각화를 위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척추임플란트 기업 메디쎄이, 베트남 의약품 유통체인 기업 중선파마 등 동화약품의 신사업 관련 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 지난 2020년 인수한 메디쎄이는 지난해 매출 255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달성했으며 글로벌 매출만 약 1063만 달러(약 145억원)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23년 8월 인수한 중선파마를 통해 동남아 제약 및 뷰티 시장에 본격 진출한 동화약품은 인수 당시 140여개였던 약국 매장을 240여 개까지 늘리는 등 베트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까지 매장 수를 450개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추진한 미용 의료기기 하이로닉의 인수는 결국 불발로 끝났지만, 윤인호 대표의 신사업 의지는 꾸준하다. 동화약품이 최근 제주자치도개발공사(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제주삼다수’ 위탁판매사 공개 입찰 참여도 동일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제주삼다수는 국내 시장 점유율 40%대에 달하는 1위 브랜드로 도외유통 판권은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특히 이번 계약부터는 기존 공사가 맡고 있던 대형마트 유통까지 위탁사에 일임하기로 하면서 차기 수탁업체는 연간 4000억원 이상 규모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현 사업자인 광동제약을 비롯해 이번 입찰에는 총 11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제안서 평가를 심의하고 이달 내 우선 협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내년부터 오는 2029년 12월 31일까지로 합의 시 계약기간을 추가로 1년 연장할 수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사업다각화에 일환으로 입찰에 참여한 것이 맞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