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2035년 100조 돌파
장기지속형 주사제 견인
“韓 기업들 전략적 파트너 부상”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주 1회 투여에서 월 1회·분기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진화하고 있다. 복약 편의성과 치료 지속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 혁신이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혁신기업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주 1회 투여에서 월 1회·분기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진화하고 있다. 복약 편의성과 치료 지속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 혁신이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혁신기업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주 1회 투여에서 월 1회·분기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진화하고 있다. 복약 편의성과 치료 지속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 혁신이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혁신기업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등으로 대표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차세대 핵심 경쟁력으로 장기지속형(long-acting) 치료제가 부상하고 있다.

현재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매일 또는 주 1회 투여해야 하는 한계를 갖고 있는 반면, 장기지속형 제형은 투여 횟수를 한 달에 한 번 수준으로 줄여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의 복약 순응도는 물론 치료 지속률까지 개선될 수 있으며, 이는 시장 확대의 주요 동력으로 평가된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빅파마들은 한 달에 한 번 맞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신약후보물질 ‘아미크레틴’ 개발을 통해 장기지속형 주사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라이 릴리도 스웨덴 기업과 8억 7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규모 기술 계약을 통해 기존 주 1회 제형을 월 1회 이상 지속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암젠 역시 대표물질 ‘마리타이드’의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편의성 제공을 넘어 제약사 입장에서는 제형 차별화를 통한 특허 전략 수립, 약가 우위 확보,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지속형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약 334억 달러(약 46조 43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35년 733억 달러(약 101조 9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장기지속형 제형이 이러한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장기지속형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펩트론은 자체 초장기 서방형 제형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펩트론은 장기간 체내에서 일정하게 약물을 방출할 수 있는 기술적 강점을 갖추고 있어 해외 임상 및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앤디파마텍은 신약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GLP-1 기반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를 추진 중이며 동시에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 경험을 접목해 적응증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약물전달기술(DDS)을 기반으로 기존 비만·대사질환 치료제를 장기 지속형으로 개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접근법은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약물을 장기 지속성 제형으로 전환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지투지바이오는 고형형 서방제제 기술을 활용해 비만치료제의 복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방식은 복약 횟수를 줄이면서도 약효의 안정적 유지를 가능하게 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한미약품은 장기지속형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내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통해 장기 지속성을 확보한 GLP-1 계열 후보물질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리서치 기업 그로쓰리써치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전통적으로 펩타이드 의약품의 약효지속 기술에 강점을 보여 왔고 이에 기반한 혁신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고 평가했다.

한용희 그로스리써치 대표는 “장기지속형 제형은 단순한 약효 개선을 넘어 환자의 치료 지속률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 향후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가를 것이며, 특히 제형 기술력에서 강점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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