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분기 합산 영업익 1조2848억원...전년比 2배 넘어
한화에어로·현대로템 세 자릿수 증가...1조 돌파 견인
각사별 수주잔고 20조원 상회...수년치 일감 확보
“수출처 다변화·핵심 부품 국산화 제고는 과제”
KF-21 시제기 복좌형./한국항공우주산업
KF-21 시제기 복좌형./한국항공우주산업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빅4’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유럽의 재무장 속도 가속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방산업계는 유례를 찾기 힘든 호황을 맞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방산 4사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28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95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2735억원, 영업이익 86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156%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사업별로 보면 지상 방산 부문은 매출 1조7732억원, 영업이익 5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113% 늘었다. 다연장 로켓 천무의 신속한 공급으로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가 늘어난 1조834억원을 차지했다. 6489억원을 기록한 항공 사업 부문 매출은 20% 늘었으나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자회사인 한화오션은 상선사업부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판매가 확대되며 매출 3조2941억원, 영업이익 3717억원을 달성했다. 한화시스템은 매출 7682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하반기 중동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을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4176억원, 영업이익 2576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9.5%, 영업이익은 128.4% 증가한 수치다. 현대로템이 2022년 폴란드와 맺은 K2 전차 1차 수출 물량이 올해 말로 납기가 다가오면서 2분기에 집중 출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초 폴란드 국방부와 65억달러(약 9조원) 규모의 K2 전차 2차 계약 협상을 완료했다. 이달 초 폴란드에서 2차 이행계약 서명식이 열렸다. 이번 계약에는 폴란드 K2 전차(K2GF MBT·Main Battle Tank) 추가 물량 116대와 최초 양산되는 폴란드형 K2 전차(K2PL MBT) 64대, K2 계열(구난·개척·교량)전차 81대, 폴란드군 유지·보수·정비(MRO) 서비스·교육, 기타 탄약·수리부속 예비품 등이 포함됐다.

현대로템 측은 “수출 물량 증대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2차 계약 금액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2분기 매출 8283억원, 영업이익 8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7%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 분기인 2025년 1분기와 견줘 8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KAI의 영업이익 선전은 이라크 CLS(계약자 군수지원) 사업 수행을 통한 매출이익 개선과 회전익 사업 경영노력보상이윤 승소 등이 견인했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율은 전년 동기 대비 1.95%포인트 증가한 10.29%를 달성했다.

KAI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KF-21, 상륙공격헬기(MAH), 소해헬기(MCH) 체계개발 등 국내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과 동시에 해외사업에서 성공적으로 이익을 확대하는 등 당사I의 다양한 사업 플랫폼 성과가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LIG넥스원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3% 늘어난 945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9% 증가한 776억원을 기록했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와 차세대 디지털 무전기 TMMR 등 다방면에서 양산사업이 본격화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래·신규 사업 확대 및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4사의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돌파했다. 한화에어로가 31조7000억원, KAI 26조6733억원, 현대로템은 21조6368억원, LIG넥스원이 23조4665억원으로 각각 수년치 일감 확보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방산 4사의 수주 실적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으며 수익성과 성장성 두 측면에서 황금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방산업계는 4사의 실적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들은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및 현지 협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방산기업들이 높은 가성비와 빠른 납기 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동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수출처를 넓히는 등 다변화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 4사의 실적이 사상 최대를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최근 급상승하고 있는 K-방산의 위상에 맞는 체질적인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수출 시장 다변화가 꼽힌다. K-방산 존재의 가치를 입증한 K2 전차를 탄생시킨 현대로템도 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한 것을 제외하면 해외 시장 진출 사례가 전무한 상태다.

아직도 요원한 핵심 부품, 장비의 국산화도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의 스테디 셀러 K9 자주포의 국산화율은 70%, 차세대 제품인 레드백 장갑차는 20%대에도 못 미친다”며 “중국에 뒤저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드론 등 무인 전력의 고도화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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