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내재화로 미래 경쟁력 확보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이 ‘AI 전환(AX)’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단순한 기술 도입 단계를 넘어 전담조직 신설, 제조·금융·공공·서비스에 이르는 전 사업부문에 AI를 내재화하며 글로벌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기업 전체의 운영 체계와 조직문화, 비즈니스 모델까지 재편하며 ‘AX’ 시대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과 디지털 트윈 솔루션, 피지컬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조직 '이노엑스랩(InnoX Lab)'을 신설했다. 이노엑스는 이노베이션과 트랜스포메이션의 결합어로 혁신과 변화를 주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노엑스랩은 AI 시대에 유연한 협업과 빠른 실행을 위한 조직 모델로 전사 차원 메가 과제와 각 사업부의 도전적 전략 과제를 전담해 단기간 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실행형 조직으로 알려졌다. 조직은 ▲디지털 트윈 설루션 적용 및 확산 ▲로지스틱스 AI 적용을 통한 물류운영 모델 혁신 ▲피지컬 AI 기술을 제조 자동화 추진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기술 개발 등 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자사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FabricS)’와 AI 에이전트 ‘브리티 코파일럿’을 앞세워 공공·금융 AX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6월 자사의 기업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며 글로벌 회사보다 기능·보안·가격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SDS는 올해 정부 부처 전용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범정부 초거대AI 공통기반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정부 전 부처와 기관의 AI 역량을 통합해 초거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삼성SDS가 사업 총괄을 맡아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과 서비스를 구축한다. 삼성SDS는 자체 AI 기술뿐 아니라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통합 제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완전 디지털화된 LG전자’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향후 2~3년 내 업무 생산성 30%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추진 중이다. 조주완 CEO는 직접 ‘최고확산책임자(Chief Diffusion Officer)’를 자처하며 기업 전체에 AI 도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 전 영역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AX(AI 전환)를 확산하며 ‘생산성 혁신’을 통한 근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개발 ‘설계 AI’와 ‘AI 생산 체계’를 도입, 기존 한 달이 걸리던 설계 업무도 8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전사적 AX 혁신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한 자체 AI 어시스턴트와 ‘엑사원(EXAONE)’ 등 초거대 AI와의 협업을 통해 사무·생산·개발 등 전 부문 맞춤형 AI 적용을 확대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보다 강화된 AX 도입에 따라 3년내 업무 생산성 30%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AX 혁신 가속화를 통해 OLED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하고 원가와 수익성을 개선하여 지속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무렵부터 SK의 ‘인공지능(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SK는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수추구협의회가 AI 추진단을 신설하고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 전환 확대에 나섰다. 그룹사 간 기술을 결집해 내부에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GPU 6만개 규모의 국내 최대 AI 전용 데이터센터 착공에 들어가는 등 AI 개발·운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가우스랩스가 개발한 AI 솔루션 ‘판톱테스 VM’을 도입했다. ‘판톱테스 VM’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가상 계측 AI 솔루션으로 시간·자원 절약, 품질 및 수율 개선,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SK C&C가 최근 사명을 ‘SK AX’로 전면 변경하고 조직과 시스템 전반에 ‘AI First’ 전략을 적용하며 글로벌 AX 시장 Top10 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SK AX는 SK텔레콤과 협업한 AI 기반 업무지원 서비스 ‘에이닷 비즈(A.Biz)’를 비롯해 법무, 세무 등 전문영역까지 지원하는 고도화된 AI 도구를 개발·확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비즈니스의 본질적 혁신’ 그리고 새로운 업무 방식,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로 AI 시대의 진정한 리더십을 확보하려 한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2~3년 내 이들의 AX 성과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