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동남아 수요 둔화에 LCC 2분기 영업손실 전망
중국 노선 회복세 뚜렷하나 FSC로 수혜 예상돼
추석 황금연휴 맞아 LCC 증편 경쟁 본격화, 실적 반등 기대감
인천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연합뉴스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가 주력으로 삼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 수요가 둔화하면서 항공업계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일한 LCC인 에어부산은 전년 동기 402억원의 흑자에서 올해 2분기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127% 하락한 수치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다른 상장 LCC들도 8월 중순 발표 예정인 2분기 실적에서 적자 폭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들은 1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하거나(제주항공·티웨이항공), 전년 대비 4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진에어·에어부산)하는 등 고전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국제선 수요 둔화가 지목된다. 연초 항공 참사의 여파로 국내선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일본과 동남아 노선의 수요까지 줄어들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나증권
하나증권

하나증권에 따르면 2분기 인천공항의 일본 노선 여객 수송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듯 보였지만 6월 이후 지진과 7월 '대재앙 루머' 여파로 여객 수요가 둔화했다.

같은 기간 동남아 노선은 9% 감소했다. 베트남은 4월부터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져 상반기 한국인 관광객 수가 21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했다. 필리핀은 상반기 한국인 방문자수가 6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동남아 휴양지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현지 물가가 상승했으며 관광 콘텐츠 다양성 면에서 변화가 크지 않아 수요 성장세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의 매출 비중이 LCC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기 때문에 2~3분기에는 LCC의 실적 눈높이를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동남아 노선의 경우 항공사별로 수요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2분기인 4월부터 7월까지 전체 동남아 노선의 탑승률이 80% 중후반대를 기록했으며 필리핀 노선도 80% 중반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5년 4~6월 인천공항을 통해 오간 동남아 운항·여객·화물 수/인천국제공항
2025년 4~6월 인천공항을 통해 오간 동남아 운항·여객·화물 수/인천국제공항

◆ 떠오르는 중국 여객, FSC로 수혜 집중

중국 노선이 유일한 성장축이지만 LCC의 중국 노선 비중은 10%에도 못미쳐 무비자 정책에 따른 수혜는 대형항공사(FSC)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중국 노선 여객 수송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해 2019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됐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한국인의 중국 여행 무비자 입국 조치가 수요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인의 한국 방문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5월까지의 누적 입국자 수는 2019년 대비 88% 수준에 도달했다. 업계는 향후 중국인의 한국 방문에 대한 무비자 조치가 시행될 경우 양국 간 항공 수요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LCC가 이 흐름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엔 한계가 있다.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10%에 불과하고, 보유 노선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LCC의 중국 노출도 순위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순으로 LCC들은 올 초부터 중국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

◆ 다가오는 황금연휴, 추석 노린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오는 10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대규모 증편에 나선다. 이미 임시편 추가와 프로모션 경쟁이 시작됐다.

제주항공은 일본·동남아·중화권 노선에 총 234편을 추가 투입해 가장 큰 폭의 증편을 단행했다. 이스타항공도 다낭, 삿포로, 타이베이 등 주요 노선에 126편을 더 운항하며 공급석을 기존 2만5000석에서 4만9356석으로 확대했다.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은 작년에는 증편이 없었지만, 올해는 인천·대구발 일본 및 동남아 노선 중심으로 1만7000석을 추가 공급한다. 에어부산은 부산발 일본 노선에 4320석을, 진에어는 인천발 주요 노선에 증편을 계획 중이다. 에어로케이도 청주·인천발 일부 노선에서 운항을 늘린다.

업계는 올해를 업황 저점으로 보고 있다. 외부 변수 영향이 컸던 만큼 내년부터는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LCC 간 단거리 노선 경쟁도 장거리 확대 기조에 따라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라며 "성수기인 3분기에 LCC 노선 증편과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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