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기, 신성장 동력으로 실적 방어…2조7846억원, 전년비 8%↑
LG이노텍, 애플 리스크에 '어닝쇼크'…영업익 전년비 92.5% 급감
삼성전기, LG이노텍  BI. / 각 사 제공 
삼성전기, LG이노텍  BI. / 각 사 제공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국내 대표 전자부품 기업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2분기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환율 변동, 미국 관세 등 각종 대외 리스크가 겹친 상황에서 양사의 대응 전략과 수익성 개선 능력이 실적으로 드러났다.

삼성전기는 지난 달 31일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846억원, 영업이익 21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1% 늘어났다.

회사는 “비우호적인 환율 상황에도 AI·전장·서버 등 고부가제품 수요 증가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었다"며 "산업·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및 AI 가속기용 고성능기판(FC-BGA) 등 공급을 확대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비우호적 환경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성장을 일궈냈다. 산업·전장용 MLCC 및 AI 가속기용 패키지기판(FCBGA) 등 미래 성장 시장에서 수주를 늘리며 AI·서버, 첨단운전자보조(ADAS) 부문의 견조한 수요를 흡수했다. 3분기부터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실적 역시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LG이노텍은 고질적인 ‘애플 리스크’로 실적이 전년 대비 92.5% 감소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 LG이노텍은 지난 달 23일 올해 2분기 매출 3조9346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3.6%, 영업이익은 약 92.5% 급감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더불어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신모델 효과 부재, 미국 관세 우려로 인한 고객사 선구매(Pull-in) 현상,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복합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주력 사업인 카메라 모듈 사업 매출이 대폭 하락하면서 전체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 측은 "비우호적 환율과 대미 관세 리스크에 의한 1분기 풀인(Pull-in·선구매) 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기판 등 일부 부문에서는 성장세가 나타났다. LG이노텍은 하반기에는 애플 신모델 등 고객사 프로젝트 본격화 및 전장부품 수요 확대를 앞두고 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신모델 양산으로 카메라 모듈을 비롯해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차량 통신·조명 등 기존에 수주했던 고부가 전장부품의 매출 실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이번 실적은 신성장 부문(산업·전장·AI서버)에 집중한 결과이자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대한 빠른 적응의 산물이다. 반면 LG이노텍은 대미 관세와 환율, 그리고 주력 고객의 신제품 사이클 부진에 따라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으며 사업 다각화의 한계와 기존 주력제품(카메라 모듈) 매출 정체가 이번 어닝쇼크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은 올해 신성장 사업의 적기 투자와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에 따른 경영 전략의 중요성이 재확인된 분기였다”며 “이번 실적은 글로벌 밸류체인 및 부품 산업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신호등이 됐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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