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차·기아, 분기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손실
25% 유지시 현대차·기아 부담 관세액 10.5조원…영업익의 37%
관세 리스크 본격적인 영향은 하반기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의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의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 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기아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미국 자동차 고율 관세 여파로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현대차·기아는 관세 여파가 올해 하반기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실행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분기(4~6월) 매출액 48조2867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5.8% 줄어든 3조6016억원에 그쳤다. 기아 역시 81만4888대 판매로 29조3496억원의 최대 매출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2조7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급감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기아 모두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원인은 미국이 부과한 자동차 품목별 관세(25% 적용) 영향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의 관세 인상 본격화에도 현대차는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수익성에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우호적인 환율과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호조 등 유리한 여건임에도 8282억원의 관세 부담으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대차·기아 모두 관세 리스크 여파와 대외 환경 악화가 이어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경우 내달부터 적용될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성을 기반으로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현대차가 관세에 따라 주도적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고객 가치가 어느 쪽으로 부합하는지 검토하며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업계는 일본과 같이 관세 협상 타결을 통한 관세율 인하를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했다.

미국 관세율에 따른 현대차·기아 부담액 도표. / 하나증권
미국 관세율에 따른 현대차·기아 부담액 도표. / 하나증권

하나증권은 국산차의 관세가 현행대로 25%가 부과되면 국내 완성차는 대당 6000달러(한화  835만원)의 비용을 부담하게 되며 멕시코산을 포함할 경우 총액은 9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대로 25% 관세가 유지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현대차·기아가 부담할 총 관세액은 10조5000억원으로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 28조원의 37%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동차 관세율 25%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판매 가격을 9~12%를 인상해야 하는데 관세율이 일본과 동일한 15%로 조정이 된다면 인상률은 4~6%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국산차의 하반기 실적 운명은 기업이 내놓은 대응책보다는 관세협상에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상태다. 심지어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미 '2+2 통상 협상'이 미국 측의 일정으로 무산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상호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내달 1일 전까지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협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미국과의 신속한 관세 인하 협상 제고와 인센티브 지급 등을 통해 국산차 업계의 경쟁력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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