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날 30주년 기념...고래의 진화부터 인간과 공존
고래 관련 촉각·후각·청각 등 다감각 콘텐츠 전시·행사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이달 22일부터 10월 12일까지 바다의 신비로운 거인 ‘고래’를 주제로 한 대규모 특별기획전 ‘고래와 인간’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바다의 날 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연중 고래 전시 시리즈 3부작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한다. 고래의 진화와 생태는 물론 인간과 맺어온 문화적 관계와 환경적 의미까지 폭넓게 조망하고자 인천해양박물관 소장품 외에도 22개 소장처의 협조를 받은 143여건의 고래 관련 자료가 출품된다.
박물관은 지난 5월 대형 밍크고래 뼈를 중심으로 한 테마 전시 ‘고래 안의 고래’를 시작으로 이달 초에는 20m×6m 크기의 압도적인 고래 실감영상 특별전 ‘하모니: 고래로 바다를 보다’를 통해 고래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하는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개막하는 특별기획전 ‘고래와 인간’은 고래를 매개로 인간과의 문화사적 관계, 생태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성찰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올해 유네스코(UNESCO)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울산 반구천 암각화의 실제크기 탁본과 신생대 고래화석, 고래수염, 용연향, 고래수염으로 만든 19세기 코르셋, 조선의 ‘자산어보’와 서양의 ‘피노키오’와 ‘백경(Moby Dick)’ 속의 고래 이야기, 대형 혹등고래 사진 등 평소 직접 보기 어려운 고래에 관한 실감나고 다채로운 유물과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래와 인간’ 전시는 모두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박물관 입구에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친숙한 수중사진가 장남원의 대형 혹등고래 사진작품 ‘움직이는 섬’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프롤로그 ‘바다의 거인을 만나다’는 심해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형 연출을 통해 관람객을 고래의 세계로 안내한다.
1부 ‘바다의 주인, 고래’는 수천만년 전 육지를 떠나 바다로 이동한 고래의 독특한 진화 여정을 소개한다. ‘땅에서 바다로 간 고래’와 ‘바다를 삼킨 고래’라는 소주제로 구성된 이 섹션에서는 포항에서 출토된 신생대 고래 화석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소장한 고래 표본, 고래수염 등까지 직접 살펴볼 수 있다.
2부 ‘고래와 인간의 만남’에서는 고래와 인류의 교감을 역사, 문헌, 문화 등 인문학적 시각으로 풀어낸 ‘우리 역사 속 고래’, ‘우리 문헌 속 고래’, ‘문화 속 고래’, ‘고래의 눈물’이라는 소주제로 구성된다.
이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울산 반구천 암각화의 실물 크기의 8m 대형 탁본은 바위그림 전체를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세계 최초의 고래사냥 장면이 새겨진 이 암각화는 선사시대 인간과 바다의 교류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인류문화의 정수이다.
이 밖에도 고려시대 범종, 조선시대 자산어보, 고래수염으로 만든 서양의 코르셋과 피노키오와 백경(Moby Dick) 속 고래 이야기 등 다양한 시대와 문명 속 고래의 흔적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산업화 이후 포경산업으로 인한 고래의 생존 위기도 함께 다뤄진다.
3부 ‘바다의 수호자, 고래’는 고래가 수행하는 생태계적 역할에 주목한다. ‘침묵의 바다’, ‘바다를 지키는 고래’, ‘고래를 지키는 인간’이라는 소주제를 통해 고래가 탄소 순환과 생태 균형에 기여하는 존재임을 알리고 기후 위기 시대에 고래 보호의 시급성과 지속 가능한 공존의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에필로그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는 고래를 예술 놀이로 풀어낸 최석원 작가의 골판지 ‘고래’ 그림과 함께 관람객이 직접 스탬프를 찍어 고래 그림을 완성하고 마지막으로 고래에게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남겨 전시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몰입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오감을 자극하는 다감각 체험 요소를 대폭 강화했다.
고래의 질감을 구현한 고래 촉각 모형, 향료의 귀한 원료로 직접 접하기 어려운 향유고래에서 얻는 용연향 후각 체험, 실제 고래의 울음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청각 체험 등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다감각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디지털 기술로 심해 생태계를 구현한 어비스리움, 나만의 고래를 그려 스크린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라이브 스케치 고래 전시회 등 참여형 콘텐츠도 풍성하게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지난 17일에는 ‘고래와 인간, 그리고 공생’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개최됐으며 전시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해설도 관람객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고래를 위한 샌드아트’, ‘고래와 함께 춤을’, ‘고래에게 한 걸음’ 등 교육이 진행된다. 또 관람 인증 이벤트 등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도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우동식 인천해양박물관장은 “올해는 바다의 날 30주년이자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기념비적인 해”라며 “모든 국민이 좋아하는 고래를 통해 고래와 인간의 공존과 바다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준혁 기자 atm1405@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