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 주장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 주장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11경기 연속 무승 수렁에 빠진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의 주장 세징야가 팬들에게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대구는 18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22라운드 김천 상무와의 홈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11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대구는 최하위인 12위(승점 14)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징야는 이날 선제 득점을 올렸으나 팀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 후 김병수 대구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다. 결과가 좋지 못해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홍정운과 정우재가 부상으로 나가면서 수비에 문제가 발생했다. 안정감이 떨어지다 보니 역전 골을 허용했다. 굉장히 아쉬운 결과지만, 선수들의 초반 기세는 좋았다. 다음 경기를 위해 빨리 잊어야 한다”고 밝혔다.

팬들 앞에 고개를 숙인 또 한 사람은 주장 세징야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그는 “많은 팬이 비 오는 날씨에도 응원해 주셨는데, 이런 경기력으로 보답하게 되어 너무 죄송하고 창피하다. 오늘 같은 경기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반드시 반성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뭉친다면 좋은 결과도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은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해로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은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16년 대구에 입단한 세징야는 팀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세징야는 K리그 통산 275경기 출전으로 대구 구단 역사상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 중이다. 후반기를 완주할 경우 K리그 300경기 출전 고지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개인 기록보다 팀의 생존을 먼저 말했다. 세징야는 “지금 상황에선 개인적인 목표나 기록보다 대구가 어떻게 이겨야 할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만 생각하고 있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다른 걸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세징야는 올 시즌 팀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책임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남은 16경기서 반등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각오다. 세징야는 “10년 동안 대구에서 뛰며 항상 책임감을 느끼고 팀을 대했다. 경기에 이겨도 혼자 이기는 게 아니고, 져도 혼자 지는 게 아니다. 모든 선수가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뭉쳐야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운동장에서의 노력과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걸 선수들이 믿고 함께해준다면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희망은 있다”고 덧붙였다.

팬들을 향해 절박한 메시지도 전했다. 세징야는 “항상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 오늘 같은 날에도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이런 경기를 보여드려 죄송하다. 그래도 팬들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 준다면, 반드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었다.

10년 전 대구에 입단한 브라질 청년은 어느덧 팀의 상징이자 구심점이 됐다. 선수로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지금, 세징야는 대구의 잔류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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