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준희 위원 "일본은 약점이던 피지컬, 투쟁심 등도 향상"
일본과 한국 등록 선수 규모는 거의 10배 차이
홍명보 감독 "한국 축구, 많은 노력이 필요" 인정
일본 축구 대표팀이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최종 3차전에서 승리한 후 우승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일본 축구 대표팀이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최종 3차전에서 승리한 후 우승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 축구가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통해 다시 한번 일본과 격차를 실감했다. 15일 홍명보호를 0-1로 꺾고 대회 2연패를 차지한 일본 축구 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57) 감독은 "한국은 강력한 플레이를 하면서도 테크닉을 발휘하는 팀이다. 약점은 따로 얘기할 게 없다"고 덕담을 건넸지만, 양국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져가는 모양새다.

한준희(55)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은 16일 본지에 “일본은 선수가 바뀌어도 추구하는 전술이 확실하고 적지 않은 선수들이 그 전술을 공유, 체득하고 있다. 선수들의 평균 기본기도 좋아 매우 두꺼운 선수층을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우리보다 확실히 앞서가는 측면이 존재하는 걸 부인할 순 없다”고 진단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에 대해 "체격적으로 매우 강력한 팀이다"라고 평가했다. 과거 상대적으로 체격 면에서 약점을 보였던 일본은 이제 그 약점마저 서서히 극복해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한준희 위원은 “일본은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피지컬, 투쟁심 등과 같은 부문에서도 이제는 많이 올라와 있어 상황에 따른 실리적 전술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팀이 됐다. 자신들의 강점은 그대로 지닌 채 약점을 보완한 것이다”라고 짚었다.

물론 두 나라 축구 격차는 확연히 다른 저변과 시스템이 만들었다고 과언이 아니다. 일본축구협회(JFA) 등록 선수는 약 90만명에 이른다. 국내 등록 선수인 9만명 안팎(2022년 기준)보다 약 10배가 많은 셈이다. 한국이 일본에 사상 첫 3연패를 당했지만, 저변을 고려하면 굉장히 현실적인 결과일 수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 /최대성 기자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왼쪽). /최대성 기자

홍명보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일본에 오래 있었고 양국 축구 비교 분석을 많이 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축구 교육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은 든다"고 고백했다. 최근 만난 국내 한 스포츠 협회 고위 관계자는 “대체로 저변이 적고 엘리트 스포츠 위주로 꾸려진 국내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종목 발전에는 일찌감치 한계선이 그어졌다”고 현실을 전했다. 종목마다 생활체육, 학교체육, 엘리트체육 등이 함께 발전하고 조화를 이룰 때 더 많은 인재들이 발굴될 수 있다는 얘기다.

관점의 차이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일본은 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일관성’이라는 걸 가져왔다"며 "우린 위험한 상황에 왔다는 걸 알았지만 한 번이라도 (일본에) 이기면 그런 경기 결과에 만족해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저변 확대와 장기적 투자에 힘을 쏟아 온 일본 축구가 아시아 최정상을 유지하는 비결로 분석된다.

한준희 위원은 “한국과 달리 일본은 외국계 선수들이 이미 예전부터 자연스럽게 활약하고 있는데 이들의 강점을 잘 녹여내면서도 조직력이 좋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일본에 뒤지는 건) 대표팀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국 축구로서도 전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인정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이 향후 일본과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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