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거주 중 설치 비율 55%로 증가
LG, 인체 감지 적용...자체 시스템으로 시장 공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 폭염과 열대야로 에어컨 시장이 사상 최대 호황을 맞았다. 최근 에어컨 시장이 스탠드뿐 아니라 시스템 에어컨으로 경쟁이 확장되면서 가전 기업들은 차별화된 전략과 마케팅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까지 재시행되면서 고객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1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했으며 특히 3월과 4월부터 이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제조사들은 생산라인을 조기 가동하고 설치 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등 총력전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 여름 국내 에어컨 시장은 ‘폭염’이라는 외부 변수와 ‘AI·친환경’이라는 기술 혁신이 맞물리며 유례없는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삼성·LG 양강체제는 프리미엄·스마트·에너지 절감 경쟁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창문형·시스템 에어컨 등 신흥 강자와 틈새시장은 새로운 소비자 니즈를 빠르게 흡수하며 다변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판매율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국내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으며 3월 한 달간만 6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탠드형 모델의 경우 80% 이상 판매 됐으며 시스템 에어컨을 구매한 두 명 중 한 명은 실제 거주하는 집에서 설치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중순이 지나서야 하루평균 1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한 달 가량 앞당겨진 수치다.
삼성전자는 폭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 가동을 전년보다 10일 이상 앞당기고 전국 설치 인력을 4700명까지 확대하는 등 총력전에 돌입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으며 3월에는 80% 이상 증가했다. LG전자는 늘어난 수요에 대비해 창원 공장 생산라인을 조기 가동하고 공급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설치 서비스도 대폭 강화했다.
두 회사는 연초부터 AI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스마트 기능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신제품 ‘비스포크 AI 무풍’ 시리즈를 선보이며 AI 쾌적·에너지 절약 모드 등 최적화된 AI 기능을 갖춘 AI 첨단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AI 에너지 모드는 최대 30% 전력 절감 효과를 내세운다.
LG전자도 AI 기반 청정관리, 음성 인식, AI 바람, AI 홈 모니터링, AI 열교환기 청소 등 LG만의 차별화된 스마트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LG 퓨론’은 사용자의 상황 인식에 따라 맞춤형 제어를 제공한다.
정부 사업과 연계해 ‘으뜸 가전 사업’에도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으뜸 가전 사업에 맞춰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LG전자는 고객이 환급 대상 제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으뜸 효율 환급' 표시를 부착하고 '으뜸 효율 가전 페스타'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컨 시장에 신흥 강자로 창문형·시스템 에어컨도 주목받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최근 1인 가구와 소형 주거공간 증가로 급성장하면서 2019년 4만대에서 2022년 50만대, 2024년에는 70만대를 돌파했다. 키우라미, 파세코 등 중소·신흥 브랜드가 통풍 기능, 설치 편의성 등으로 차별화하며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시스템 에어컨의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80% 이상이 시스템 에어컨을 기본 옵션으로 선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가정용 에어컨을 실제 생활하고 있는 집에서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한 비중이 작년 전체의 48% 수준에서 올해 55% 수준으로 늘었다. 2023년엔 전체의 24%만 거주 중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2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덕분에 삼성전자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판매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스토어 기준 올해 1~6월 삼성전자의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다고 회사는 전했다.
앞으로도 기후 변화와 주거 트렌드, 기술 혁신이 맞물려 가전 양강의 에어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른 무더위로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여름이 길어지는 만큼 에어컨을 필수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이 편의성을 높인 제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