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시도 정황 수사
[한스경제=김동영 기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모른다.”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이종호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10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사무실에 이일준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일준 회장은 이날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에 들어가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경위'를 묻자 "회사를 위해서 대표가 출석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2023년도에 삼부토건 지분을 인수하는 이유'에 대해 "원래 시공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일준 회장은 '원희룡 전 장관 초청은 국토부에서 먼저 요청해서 이뤄지게 된 것이냐' '이종호 전 대표와 어떤 관계냐' 등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곧이어 도착한 조성옥 전 회장은 '이종호 대표와 어떤 관계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하고 다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다"라고 짧게 답한 후 바로 사무실로 향했다.
이일준·조성옥 전현직 삼부토건 회장은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각각 자신이 최대 주주인 이석산업개발과 디와이디(DYD)를 앞세워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6개월 전인 2022년 5월 4일 주식 양수도계약을 맺었다.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3개월 전인 2023년 2월 DYD가 두차례 걸쳐 삼부토건 주식 지분을 1750만 주(8.85%)까지 차지하면서 이일준 회장이 삼부토건 최대주주가 됐다.
포럼에 참석한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회사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했다. 윤 전 대통령이 같은 해 7월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포럼 참석 8일 전,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식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대표는 이른바 '멋쟁해병'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돼 시세조정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삼부토건 본사와 디와이디, 이석산업개발 등 관련 회사와 피의자 주거지 등 모두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어 4일에는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 6일에는 삼부토건 직원, 7일에는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임원을 소환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9일)에는 삼부토건의 정창래 전 대표이사에 이어 오일록 현 대표이사도 소환조사했다.
아울러 삼부토건은 서울 중구에 있던 본사는 지난달 30일 돌연 종로구로 위치를 옮기는 등 증거인멸 의혹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