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번째 경기에서 최약체 홍콩을 상대로 또 한 번의 ‘태극전사 후보생 테스트’에 나선다.
한국은 11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홍콩과 대회 2차전을 치른다. 7일 열린 개막전에서 한국은 중국을 3-0으로 완파했고, 홍콩은 일본에 1-6으로 대패했다. FIFA 랭킹 23위 한국과 153위 홍콩의 전력 차를 고려하면 승리가 유력하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결과는 단순한 승리에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선수를 실전에서 실험하고, 누가 생존 경쟁에서 눈도장을 찍느냐가 핵심이다.
대회 특성상 유럽파가 빠진 이번 대표팀은 K리거 위주로 구성됐고, 기량 점검과 세대교체라는 명확한 목적이 깔려 있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 직후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관찰할 것”이라며 홍콩전에서도 실험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에서 김봉수(대전), 강상윤(전북), 이호재(포항), 모재현, 서민우(이상 강원), 이승원(김천) 등 6명의 신예에게 A매치 데뷔 기회를 주며 큰 폭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 흐름은 홍콩전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골키퍼 김동헌(인천), 수비수 서명관·조현택(이상 울산), 변준수(광주), 김태현(전북), 김태현(가시마), 미드필더 정승원(서울) 등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대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공격진 경쟁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전에서 골을 기록한 주민규(대전)가 맏형 역할을 해줬다면, 홍콩전에서는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이호재(포항)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오세훈은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도 출전 경험이 있지만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호재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A대표팀에 선발돼 중국전에 교체 출전했지만 긴장 탓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세 선수 모두 확실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홍콩전은 공격수들에게 결정적인 무대가 될 수 있다. 주민규는 “골 하나로 경쟁이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고, 이호재는 “다음 경기에서는 꼭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겠다”며 간절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전술적 실험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에서 백3 전술을 가동하며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홍콩전에서도 상대의 약점을 고려한 다양한 전술 실험이 이뤄질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은 대회 내내 새로운 조합과 포메이션을 테스트하며 선수들의 전술 적응력과 활용도를 점검할 방침이다.
우승 경쟁 구도에서도 홍콩전은 중요하다. 일본이 홍콩을 상대로 6-1 대승을 거두면서 한국보다 득실 차에서 앞서 있다. 한국은 홍콩전에서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15일 열리는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해야 2019년 이후 6년 만에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 만약 한일전에서 무승부가 나온다면 골 득실로 우승 팀이 결정되기에, 홍콩전 다득점 승리가 필수적이다.
한국은 홍콩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22승 5무 2패, 최근 14연승을 기록 중이다. 마지막 패배는 무려 67년 전인 1958년이다.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도 모두 무실점 다득점으로 승리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