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김봉수가 7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개막 경기서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용인=최대성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김봉수가 7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개막 경기서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용인=최대성 기자

[용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1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본격적인 세대교체 실험에 돌입했다. 7일 개막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국내파 중심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향해 경쟁하는 실전 무대이자, 젊은 피들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기회다.

대표팀은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동경(김천), 주민규(대전), 김주성(서울)의 연속골이 터지며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이 경기는 세대교체 실험의 무대였다. 총 6명의 선수가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들의 패기와 간절함은 결과 이상의 수확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는 FIFA A매치 캘린더 외 대회로, 유럽파와 중동파 선수들의 차출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 K리그와 일본프로축구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로 구성됐고, 무려 10명의 신예가 생애 첫 A대표팀 승선을 이뤄냈다. 이 가운데 김봉수(대전), 강상윤(전북), 이호재(포항), 모재현, 서민우(이상 강원), 이승원(김천)이 중국전에서 생애 첫 A매치에 출전하며 기지개를 켰다.

중국전에 선발로 나선 김봉수는 데뷔전임에도 중원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봉수는 “늘 꿈꿔왔던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 부담보다는 설렘과 기대감이 더 컸다. 워낙 이 무대를 동경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중동 원정 소집 당시 뛰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이번 대회를 맞이한 김봉수는 “그때의 아쉬움이 이번에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이번엔 무조건 그라운드를 밟고 싶었다. 크게 실수하지 않고 무난하게 데뷔전을 마쳐 다행”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이호재가 7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개막 경기서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용인=최대성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이호재가 7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개막 경기서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용인=최대성 기자

김봉수는 A매치를 넘어 북중미 꿈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월드컵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다. 저 역시 그 무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활동량이 많고,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공격 상황에서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고 동료에게 연결하는 부분이 제 장점”이라며 “그런 강점을 더 발전시켜 대표팀 내 경쟁에서도 살아남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교체로 들어간 공격수 이호재는 191cm의 장신을 바탕으로 박스 안에서 버티고 싸우는 역할에 집중했다.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그는 “공격수로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데뷔전은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마쳤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골로 보답하고 싶다”고 바랐다. 경기에 앞서 아버지 이기형 옌볜 룽딩(중국) 감독으로부터 “긴장하지 말고, 활동량을 늘리라”는 조언을 받은 이호재는 이를 되새기며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의 조언대로 많이 움직이려고 했다. 그 덕분에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상윤은 후반 교체로 출전해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정적인 두 차례 찬스를 놓친 아쉬움이 컸다. 그는 “몸에 힘을 빼려 했는데도 긴장이 돼서인지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갔다. K리그 데뷔전 때도 비슷하게 찬스를 놓친 적이 있어 더욱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제2의 이재성’, ‘제2의 박지성’이라는 기대가 쏟아지는 것에 관해선 “너무 감사한 말이고, 그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더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강상윤이 7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개막 경기서 득점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용인=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5.07.07.
한국 축구 대표팀 강상윤이 7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 중국과의 개막 경기서 득점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용인=최대성 기자

강원 소속의 모재현과 서민우도 이날 데뷔 무대를 밟았다. 특히 서민우는 중원에서 투지를 보이며 상대의 흐름을 끊고, 간결한 패스로 공격을 지원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우측 윙백으로 투입된 모재현은 활동량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또한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이승원(김천)은 연령별 대표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인 무대에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데뷔전이 쉬운 무대가 아니라는 걸 선수들도 느꼈을 것이다. 이들에게 다음 경기에서도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 앞으로도 계속 관찰하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의 세대교체 실험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월드컵 본선을 향한 장기적인 안목의 일환이다.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김태현(전북), 김태현(가시마·일본), 서명관(울산), 변준수(광주), 조현택(울산), 정승원(서울), 김동헌(인천) 등도 남은 홍콩전(11일), 일본전(15일)에서 A매치 데뷔를 노린다. 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된 신예 자원들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두고 기존 주전들과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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