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년간 약 22억원 비용 지급
자본잠식상태, 용역 계약과 다른 게임 개발 중
승계 위한 사전작업 의혹
정래승 파마리서치 사내이사 겸 픽셀리티게임즈 대표이사./픽셀리티게임즈 제공
정래승 파마리서치 사내이사 겸 픽셀리티 대표이사./픽셀리티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파마리서치(대표 손지훈)가 인적분할 철회를 결정했지만, 오너 일가 개인회사 '픽셀리티(옛 픽셀리티게임즈)'에 일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은 여전히 뜨겁다. 이 업체는 정상수 파마리서치 의장의 장남인 정래승 이사가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운영 중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픽셀리티에 ▲2022년 7억원 ▲2023년 약 8억원 ▲2024년 약 6억원 등 3년간 약 21억원의 비용을 지급했다. 올 1분기에도 1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픽셀리티 매출은 ▲2022년 11억원 ▲2023년 11억원 ▲2024년 7억원으로 사실상 매출 대부분을 파마리서치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픽셀리티는 2022~2024년 각각 10억원, 14억원, 19억원 손실을 기록, 2024년 말 순자산 -3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픽셀리티가 오너 아들의 회사가 아니라면, 파마리서치가 사업 연관성이 없는 게임사에 이렇게 돈을 투자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인 'VR(가상현실) 기반 재활용 의료기기 개발' 관련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도 없다. 

파마리서치는 미래 시장을 고려해 'VR 적용 의료기기 기술 개발'과 관련해 용역 계약을 체결해 투자했다. 그러나 픽셀리티 홈페이지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IP를 활용한 XR(확장현실) 게임 개발 내용이 대부분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픽셀리티가 2세 승계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지적한다. 

파마리서치 투자자인 머스트자산운용은 "현재 픽셀리티의 게임 매출은 거의 없는데도 파마리서치 혹은 파마리서치의 자회사 튜링바이오 등에서 픽셀리티에게 용역 계약을 통해 수익 창출 기회를 주고 있다"며 관련된 모든 계약들의 계약 규모와 계약 배경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이어 "VR 기반 재활용 의료기기 개발 용역이 있는데 이 경우 용역 주제가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추후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 지주회사에서 인수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픽셀리티가 파마리서치빌딩에 입주하면서 주변 시세 대비 1/2 수준의 평당 임차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게 머스트자산운용 측 주장이다.

픽셀리티는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최근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서 기업정보를 돌연 비공개로 전환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해당 의혹들에 대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안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별도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 결정을 철회했다.

파마리서치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려던 전략에 대해 주주와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재검토한 결과"라며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소통의 충분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고 보다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가속화  ▲전략적 투자와 신사업 추진 ▲전자투표제 확대 및 경영 투명성 강화 ▲ISO37001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도입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정기 발간 등을 제시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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