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편리미엄 소비 트렌드 영향
대용량·기능에 소비효율까지 갖춰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국내 1인 가구가 800만을 돌파하며 소형 가전과 소용량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용량 가전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 업계 현황과 시장조사 자료, 주요 가전기업 신제품 동향을 종합하면 ‘거거익선(巨巨益善, 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는 1인 가구 시대에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800만을 돌파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1년 700만 가구를 넘어선 지 불과 3년 만의 일이다. 이중 고령 1인 가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가전업계는 1인 가구용 소형 세탁기, 청소기 등 소형 가전과 구독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대용량 가전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유로운 용량, 향상된 성능, 심리적 만족감 등이 대용량 가전의 지속적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대형 제품은 여유로운 용량으로 집안일이 갑자기 늘어나는 상황에도 대처가 가능하고 더 많은 양의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줄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 제품 구매 시 가격보다 심리적 만족감을 더 중요시하는 ‘가심비’,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편리미엄’ 등 소비 성향도 대용량 제품 인기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가전 소비 흐름이 한 번 구매할 때 더 크고 좋은 제품을 사고자 하는 심리로 이어지자 업계는 대용량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기후 변화 역시 대용량 가전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매년 여름철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장마철이 길어지면서 제습기 수요가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제습기 시장에서 20~25L 용량 제품이 전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역시 대용량 제습기의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위닉스 ‘뽀송 인버터 22L’는 6.3L 대용량 물탱크와 33.5dB 저소음,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자외선(UVC) 살균 및 내부 건조 기능을 갖췄다. 하루 최대 22L 제습이 가능해 번거로운 물통 비우기 횟수를 줄였고 조용한 운전으로 실내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획득 및 자외선(UVC) 안심 살균 기능과 내부 건조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캐리어에어컨 ‘NEW 캐리어 제습기 20L’는 4L 대용량 물통과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자랑한다. 습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LED 인디케이터 등 편의 기능을 강화해 공간 내 습도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세탁과 건조를 하나로 합친 일체형 세탁건조기 역시 대용량 경쟁이 치열하다. 겨울철 이불 빨래 등 부피가 큰 빨랫감도 완벽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수요와 좁은 주거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세탁과 건조를 해결하려는 니즈가 맞물렸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는 18kg 건조 용량을 구현했다. 드럼 회전 속도와 온도를 빨래 양에 따라 자동 제어하는 AI 알고리즘을 탑재, 건조 성능과 시간 효율을 크게 높였다. 세탁 용량은 25kg로 외관 크기는 기존과 동일해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쾌속 코스 기준 79분 만에 세탁부터 건조까지 끝낼 수 있다.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세탁 25kg, 건조 15kg의 대용량을 자랑한다. 인버터 히트펌프만을 활용한 100% 히트펌프 건조 기술로 기존 히터식 대비 약 50%의 에너지를 절감한다. 의류 자동 분석, 자동 세제 투입, 구김 방지, 콘덴서 자동 청소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췄고 하단에 ‘미니워시’를 추가하면 소량 세탁도 가능하다. 제품 크기는 유지하면서 내부 용량을 키운 것이 특징이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역시 대용량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집들이, 명절, 가족·친구 모임 등 요리량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소형 음식물처리기는 번거로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스마트카라 ‘블레이드X’는 5L 대용량 음식물처리기로 다인 가구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닭뼈, 게 껍데기 등 딱딱한 음식물 부산물까지 처리 가능한 강력모드를 탑재해 실사용자 중심으로 대용량 선호도가 높다. 필터 성능을 125% 개선해 악취를 줄였고 최고급 BLDC 모터는 10년 무상 보증이 가능하다. 무광 디자인과 다양한 컬러로 인테리어 적합성도 높였다.
스마트카라 관계자는 “대용량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용량 제품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용량 가전은 갑작스러운 집안일 증가나 대량 처리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더 많은 양의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1인 가구뿐 아니라 다인 가구에서도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든 다인 가구든 생활 편의와 만족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고가라도 한번 살 때 더 크고 좋은 제품을 택하려는 심리가 대용량 가전 수요를 장기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업계가 1인 가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거거익선’ 트렌드에 발맞춰 용량과 성능, 편의성을 모두 강화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대용량 가전은 많은 식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1인 가구를 포함한 모든 소비자에게 ‘생활의 여유’와 ‘심리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