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 라이선스 취득 막바지..."해외 법인 활로 모색"
카드업계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한 업황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판매 수익이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법인을 비롯해 결제·데이터 사업 등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건전성 관리를 통한 비용 효율화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편집자 註]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의 흥행에 힘입어 올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해선 장기간의 '개점휴업'에 놓인 일본 법인 '하나카드페이먼트'의 사업 정상화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카드는 최근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해외여행 환전 플랫폼 '트래블로그'가 출시 34개월 만인 지난달 총 환전액 4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7월 출시된 트래블로그는 하나머니 앱에서 58종 통화를 무료 환전하고 트래블로그 카드로 수수료 없이 전세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대표적인 해외여행 서비스다.
특히 △무료환전(환율우대 100%) △해외이용수수료 무료 △해외 ATM인출 등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국내 정착시키며 해외여행 결제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서비스 가입자 수는 800만명에 달하며 올해 1000만 회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결제 시장에서 트래블로그의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이는 타 카드사의 트래블카드 마케팅 확대의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인 54.6%와 비교해 10%포인트(p)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2위인 신한카드의 점유율이 32%에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트래블로그의 점유율은 독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래블로그의 흥행에 힘입어 하나카드의 실적 역시 성장세다. 하나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5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35억원) 대비 2.1%가 증가했다.
국내 카드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대부분 뒷걸음질 친 것을 감안하면 하나카드의 순이익 성장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실제로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합계는 56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733억원)에 비해 15.68%가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에도 하나카드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라고 한다면 현지 진출 이후 8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는 일본법인 '하나카드페이먼트'의 손실이다.
하나카드페이먼트는 지난 2017년 하나카드가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부문과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일본에 설립한 법인이다.
현지 진출 당시 하나카드는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의 '결제' 규모에 주목했다. 현금 위주의 결제시장이 중심이던 일본에서 대다수 중국인 관광객이 사용하던 '위챗페이' 매출 전표 매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하나카드페이먼트는 현재 일본 진출 이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일본의 할부판매법 개정으로 새로운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해지면서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카드페이먼트는 지난 1분기 277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하나카드의 경우 최근 라이선스 취득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사업 재개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현재 일본 현지 사업 라이선스 취득의 경우 거의 작업이 끝나가는 단계이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일본 법인 사업재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대다수의 카드사들이 해외진출 무대로 동남아시아를 선택한 반면, 하나카드는 일본시장 개척에 나섰다"며, "이에 업계에서도 새로운 길을 가는 하나카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