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북경한미 부진·R&D 확대 실적 발목
하반기 신약 임상 성과 발표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1년 이상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종식한 한미약품(대표 박재현)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핵심 글로벌 사업장인 중국에서 부진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R&D(연구개발) 비용까지 늘어나며 수익성이 급감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연결기준 올 1분기 매출액은 3909억원으로 전년 동기(4036억원) 대비 3.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90억원(영업이익률 15.1%)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6억원)보다 23%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4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3% 주저앉았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뒷걸음질한 셈이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65억원과 영업이익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각각 24%, 70.5%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마이크로플라즈마 폐렴 유행으로 분기 최고 실적했지만, 이후 성장세를 유지할 신규 포트폴리오를 발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늘어난 R&D 비용도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비만 치료제 ‘HM15275’의 글로벌 임상 1상 비용 증가 등으로 올 1분기 R&D에 533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동기(466억원) 대비 18.5% 늘어난 수치이며, 매출액 대비 14.1% 수준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석권 등 주력 제품군의 확고한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며 더 큰 도약을 실현하겠다”며 “신약개발 중심의 점진적 진전을 통해 미래 기업 가치를 한층 더 높여 주주들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는 올 하반기 한미약품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연결기준 매출액 1조6144억원, 영업이익 234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8%, 영업이익은 8.4% 늘어난 수치다.

관건은 R&D 성과 여부다. 한미약품은 올해 중순부터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 발표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6월 미국 당뇨학회(ADA)에서는 비만 치료제 HM15275(LA-TRIA) 미국 임상 1상 결과와 ‘HM17321(LA-UCN2)’의 영장류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한다.

HM15275는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과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적정 용량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올 하반기 임상 2상 진입이 기대된다. HM17321은 1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미국 머크를 통해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2b상 결과를 연말이나 내년 초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EZH1/2 이중저해제, 북경한미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면역항암제 등의 R&D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다채로운 R&D 매력의 가시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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