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 다이얼·VGS·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으로 운전 재미 극대화
튀어나갈 듯한 부스트…컴포트 스트레칭 인상적
제네시스 뮤직·블룸버그 서비스 시작…다소 비싼 가격 부담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제네시스가 지난달 출시한 GV60 부분변경 모델은 지난 2021년 첫 출시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상품성 개선 차종이다. E-GMP를 탑재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펀 드라이빙 요소, 편의사양 등을 두루 갖췄다.
새롭게 변경된 GV60의 외관은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 '역동적인 우아함'을 반영함과 동시에 세부 디테일에 변주를 줬다. 시승을 한 퍼포먼스 트림은 최상위 트림답게 전후면 모두 날렵한 범퍼 디자인과 커다란 휠은 '달리기‘에 능숙한 자동차라는 인상을 강조했다. 제네시스의 상징이자 MLA(Micro Lens Array) 기술을 적용한 두 줄 헤드램프는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담았다. 웰컴 라이트 기능은 수입차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크리스탈 스피어 변속기다. GV60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구 형태의 독특한 변속기다. 유리구슬 모양의 오브제는 시동을 걸면 한 바퀴 돌아 변속기로 변모한다. 왼쪽과 오른쪽으로 구를 돌리면 후진(R), 중립(N), 주행(D)으로 부드럽게 조작이 가능하다. 공간 효율에 집중한 버튼형이나 레버형과는 또다른 손맛이다. 주차(P)는 구의 중간에 버튼 형태로 자리해 조작 실수를 줄인 점이 돋보였다.
27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이를 조작하는 조그 다이얼도 인상적이다. 클러스터와 AVN 화면 사이의 베젤을 없앤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분할 화면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큼직한 디스플레이에 담긴 거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조그 다이얼은 변속기 위에 위치해 손에 쉽게 닿았다. 차량의 설정을 비롯해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등을 마치 마우스로 조작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디스플레이의 터치 반응이 느리거나 운전 중 조작하기 어려운 여타 차량에 견줘 훌륭한 조작감이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물리 버튼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해 터치 조작이 다소 어색한 기자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NFC·스마트폰 무선 충전 공간이 좁은 점은 아쉬웠다. 폭이 좁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음에도 공간이 좁았는데 화면이 큰 스마트폰을 충전할 경우 센터 콘솔 덮개를 열고 사용해야 할 정도로 공간이 비좁았다. 전자식 사이드 미러와 룸미러 역시 선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간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직관적으로 식별이 되지 않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다가왔다.
주행에서 GV60은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은 물론 펀 드라이빙 요소까지 더해 장거리 운정도 지루하지 않았다. 기존 GV60에 적용했던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드(ANC-R)에 더해 후석과 적재공간 등의 흡차음재 보강, 윈드실드 전방 실링 구조 개선 등으로 실내 정숙성을 한층 개선했다. 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에 적용한 전후륜 쇽업소버 밸브를 개선, 감쇠력 자유도를 높여 거동 안정성과 공도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면서 강력한 세팅을 이끌어냈다. 종일 비가 내린 지난 주말 시승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마이(MY), 스노우 등을 제공한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각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민감하게 바뀐다. 스포츠 모드는 곧바로 체감될 정도로 액셀러레이터가 민첩하게 반응했다. 퍼포먼스 트림에 탑재된 부스트 모드를 작동하면 최고 출력 360kW(490마력), 최대 토크 700Nm(71.4kgfm)의 강력한 성능으로 4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특히 70kgfm을 넘는 토크는 튀어나갈 듯한 강력한 힘을 보여줘 스포츠카와 같은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다만 부스트 모드는 배터리 소모가 상당하고 잔량 25% 미만에서는 작동되지 않는다.
VGS(Virtual Gear Shift) 모드와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도 운전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다. 차량 설정에서 VGS를 활성화하면 모터를 제어해 내연기관차와 같은 변속감을 맛볼 수 있다.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패들 시프트로 변속을 하면 이 같은 느낌은 더욱 배가한다. 모터 제어값을 세밀하게 세팅해 전기차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여기에 6기통 엔진음을 고스란히 구현한 '헤리티지:블랙'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까지 활성화하면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상의 엔진음은 0에서 20까지 소리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이 온몸으로 체감됐다.
이 밖에도 GV60은 구동력 배분과 제동 제어를 통해 적은 조향각과 가속 페달량으로 역동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한 ‘히든 드리프트’, 노면과 주행 상황에 따라 좌우 바퀴에 구동력을 최적으로 배분해 코너링과 발진 성능을 높여주는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e-LSD)’ 등을 탑재해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컴포트 스트레칭 기능이 요긴했다. 운전석 좌석에 위치한 버튼으로 켜고 끌 수 있는 이 기능은 골반, 허리, 전신 등으로 나뉘어 원하는 부위에 안마를 할 수 있다. 이는 주행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작동되는 '디스크 보호 모드'로도 활성화된다. 운전자를 배려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다.
아울러 제네시스가 이달부터 전개하고 있는 제네시스 뮤직, 블룸버그 앱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제네시스의 자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제네시스 뮤직은 돌비 애트모스 공간 음향 시스템을 바탕으로 몰입감 있는 음악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블룸버그의 3가지 콘텐츠(블룸버그 TV+, 블룸버그 오리지널, 뉴스 피드)를 차량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블룸버그 앱은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제네시스가 독점으로 지원한다. 블룸버그 TV+와 뉴스 피드는 한국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으로 번역도 제공한다.
GV60 부분변경 모델이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첫 모델 출시 당시 동급 대비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을 받은 GV60은 판매량이 좋지 못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내수 590대, 수출 수출 3696대가 팔렸다. 비교 차종으로 언급되는 아이오닉5가 같은 기간 내수 1만3862대, 수출 6만8227대가 팔린 것과 대비된다.
GV60의 사양은 전장 4545mm, 전폭 1890mm, 전고 1580mm, 축거 2900mm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와 에너지 소비 효율은 19인치 휠 기준 481km, 5.1km/kWh다. 배터리는 SK온 84kWh 용량의 NCM 배터리가 장착됐다. 퍼포먼스 AWD 트림 부스트 모드 기준 최고 출력 360kW(490마력), 최대 토크 700Nm(71.4kgfm)의 성능을 지녔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스탠다드 2WD 6490만원 ▲스탠다드 AWD 6851만원 ▲퍼포먼스 AWD 7288만원이다. 제네시스는 현대차나 제네시스, 수입차 등 기존 차량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제네시스 전용카드나 현대차 전용카드(모빌리티·EV카드)로 1000만원을 결제하거나 세이브오토를 이용하면 GV60 구매 고객에 30만원(15만원 할인+15만원 캐시백)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