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지난 2월 중순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해제함에 따라, 3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급증했다.
토허제는 강남 중심권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주변 지역의 집값을 동반 상승하면서 서울의 집값이 상승 전환했기 때문이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의 입장에선 그만큼 대출금이 더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과의 관세 전장에 나섬에 따라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까지 폭락함에 따라 저점 매수를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이 증가하면서 이달 들어 가계대출 금액이 급증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5대 주요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10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말의 738조5511억원에 비해 2조4998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토지거래허가제 해체 여파로 거래가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 전 대출받아야 한다는 실수요자들도 가세했다.
지난 2월과 3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거래가 증가하면서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도 빠르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5만698건으로, 이는 1월에 비해 32.2%가 증가한 것이다.
전체 거래량 중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총 4743건으로 1월에 비해 1500건 이상이 증가했다. 이처럼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계신용대출도 1월의 101조6063억원에서 102조6658억원으로 조595억원니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는 정부가 해제했던 토허제를 확대 지정하고 주담대 관련 금융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감소세로 전환했다. 다만 최근 이 같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 돈을 빌려 투자에서 나선 영끌 족이다.
미국발 상호관세 충격으로 국내와 미국 증시가 폭락하지 이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보고 돈을 빌려 과감하게 투자에 나선 것이다. 살제로 5대 주요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6435억원이 증가했다. 증시가 폭락하자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 돈을 빌려 투자하려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3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1.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기 전에 대출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각종 부동산 정책 공약들을 쏟아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지던 세종시는 대전 주자들이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시 완전히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하면서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