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야구장이 비극의 현장으로 변했다. 이번 사고는 야구를 넘어 다른 스포츠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경기 도중 3루측 매점 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관중 3명이 다쳤다. 문제가 된 구조물은 알루미늄으로 된 외장 마감 자재인 ‘루버’였다. 해당 구조물은 공기를 순환시키고,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 명은 병원에 이송된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회복하지 못하고 31일 세상을 떠났다. 나머지 환자 중 한 명은 쇄골 골절, 다른 한 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1일 예정된 전국 5개 경기를 모두 취소했고, 창원NC파크에서 예정됐던 NC와 SSG 랜더스의 1~3일 3연전은 모두 연기됐다. NC는 1일부터 경기장 외관에 설치된 전체 루버 231개를 전수 조사에 들어갔고, 다른 9개 구단 역시 사고 직후 구장 시설물 긴급 점검을 했다.
안타까운 사고에 야구 관계자들은 일제히 애도의 물결을 보냈다. NC 주장 박민우는 “즐거운 마음으로 찾은 야구장에서 일어난 예기치 못한 사고에 가족분들이 느끼셨을 참담함을 내가 감히 다 헤아릴 순 없다. 고인의 응원을 받았던 NC 선수로서 안타까움과 죄송한 마음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께서 보내주신 애정 어린 응원과 함께해주신 소중한 시간을 잊지 않겠다. 선수단 또한 고인의 평온한 영면을 위해 진심을 다해 한마음으로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KBO도 “이번 사고 희생자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유가족 및 부상자분들과 그 외에도 깊은 심신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야구팬 및 관계자분들의 아픔을 함께하겠다”고 위로를 전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야구 경기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한국 프로야구 팬이 뜻하지 않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고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상실감이 클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번 사고는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경기장 안전 문제로 인한 사망 사고다. 또한 2019년 개장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급 시설을 갖춘 구장에서 나온 사고이기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프로축구 K리그도 이 사고를 계기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지난해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최다 관중(346만3384명)을 기록한 만큼, 관중 안전을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K리그 26개 구단에 ‘경기장 안전 점검 시행 요청 및 안전사고 예방 철저 당부’ 공문을 보내 경기장 내 모든 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야구를 포함한 한국 프로스포츠의 인기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각 종목이 흥행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팬들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