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세 아들에 ㈜한화 지분 11.32% 증여
지배력 43% 확보…한화에너지 상장과 맞물려
주가 상승 따른 증여세 부담이 변수로 작용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 본격화 가능성도
[한스경제=정우성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 지분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했다. ㈜한화 지분을 가진 한화에너지의 상장에 발맞춰 승계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김 회장은 ㈜한화 지분 거래 계획 공시를 통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 부사장에게 각각 4.86%, 3.23%, 3.23%씩 증여한다고 31일 밝혔다.
◆ 증여 후 세 아들 ㈜한화 43% 지배
거래는 4월 30일 예정됐다. ㈜한화의 최대주주인 김 회장은 증여 30일 전에 계획을 공시할 의무가 있다. 증여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한화의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으로 변경된다. 최대주주가 한화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한화에너지 역시 세 아들이 100%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아들들 지분이 42.67%가 돼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다.
3조4100억원인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3476억원 규모 주식이다. 상장주식 증여시 증여일 전후 각 2개월 종가 평균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하여 증여세를 계산하게 된다.
㈜한화의 6월까지 주가 추이가 최종 증여를 결정할 전망이다. 세금 부담이 커지면, 증여는 취소가 가능하다. 이번 증여로 인한 증여세는 약 2218억원으로 추산된다.
◆ ㈜한화 주가 올해 50% 넘게 올라
㈜한화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올랐다. 방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 그 경우 세금 부담도 비례해서 커진다. 보통 주식 증여를 결정하기에 적절한 시기는 아니다.
다만 최근 한 달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는 보합 수준이다. 추가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한화에너지의 상장과 같은 지배구조 개편이 ㈜한화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한화와 합병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합병 후 세 아들 지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한화 43% 가량 지분을 확보한 입장에서 주주들이 반발하는 합병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 지분을 지금 이 시점에 증여한 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히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경우 세 아들은 한화에너지 지분을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구할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한화에너지 지분을 판 현금으로, 한화생명(김동원)과 한화갤러리아(김동선) 등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지분을 아들들이 직접 취득하는 방식이다.
정우성 기자 ws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