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사업방식 놓고 경쟁
방사청 17일 사업분과위 열었으나 결론 못내
사업분과위, 내달 2일 방추위 이전 재개키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HD현대중공업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총 사업비 8조원에 달하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국내 함정 방산의 양대 간판 조선사가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당초 17일 사업자가 결정될 것으로 본 업계와 언론의 예상과 달리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담당할 조선사는 다음 달 초에 최종 가려지게 됐다.

방위사업청이 17일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선도함 건조 주체를 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르면 이달 말 추가 회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방사청은 이날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과 관련 ▲ 수의계약 ▲경쟁입찰 ▲양사 공동 설계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4월 2일로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전까지 한 번 더 분과위를 열고 KDDX 사업 추진 방식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안건 내용과 분과위 의사결정 결과는 ‘방위사업법’ 제6조 청렴서약제도에 따라서 방추위 최종 의결 전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면서 "수의계약 필요 사유와 공동개발 방안 등을 더 검토해 깊이있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프로젝트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업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지난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두 업체의 법적 분쟁과 과열 경쟁으로 사업이 1년 3개월 정도 멈춘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전력을 감안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수의계약은 HD현대중공업에게 유리한 안이고 경쟁입찰은 한화오션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방산업계 전망이었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연초부터 양사의 신경전은 계속돼 왔다. 이를 반영하듯 분과위가 열리기 앞서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방사청은 해당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6시께 한 매체는 HD현대중공업이 KDX 사업자에 단독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오후에 열리는 분과위에서 수의계약이 확실시 된다는 게 기사의 골자였다. 방사청은 오전 10시께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사에 보낸 서신을 통해 "엄중한 현 안보환경 속에서 주요 함정의 전력화 시기 지연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KDDX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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