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건물 분양 지지부진…공사비 회수 어려움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38위의 안강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등 중견건설사들이 잇달아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안강건설은 지난 2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이날 회생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안강건설의 재산 일체에 대한 강제 집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포괄적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안강건설은 2015년 설립된 종합 건설사로, 경기 김포와 용인 등에 The 럭스나인 오피스텔을 시공했다. 2022년에는 판교대장 디오르나인과 안산 성곡동 물류센터를 건설했다. 같은 해 안강건설 골프단을 창설하는 등 사업과 기업 활동을 확장해왔다. 이에 힘입어 2022년 국토교통부 시공 능력 평가에서 154위를 차지했다가 이듬해에는 138위로 순위가 뛰었다.하지만 성곡동 물류센터 공사비 회수가 지연되면서 최근 자금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서만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대저건설 등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가 급등하고 수주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중소형 건설사들의 주요 수입원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마저 올해는 1조원가량 줄어들어 앞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의 폐업신고는 전년보다 60건 증가한 641건으로 집계되며, 조사가 시작된 2005년(629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도 총 29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정부는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SOC 사업을 빠르게 집행하기로 했다. 또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인 24만여가구의 공공주택을 착공·공급해 공사 물량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에 국토부는 △도로 △산업단지 △철도 △신공항 등 47개 SOC 사업을 발주하고, 올 상반기에 SOC 예산의 70%를 집행할 계획이다.
중견 건설사들 중심의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건설산업 침체의 위기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3조원 이상의 SOC 추경을 통해 침체된 건설업계를 살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올해 추경 규모는 경제성장률 2.5%, 물가상승률 1.9% 등을 근거를 들어 66조6470억원 정도다. 하지만 올해 △정부 지출은 25조4000억원 △지방정부 지출은 17조1730억원 △민간투자 지출은 9조8690억원 △공기업 투자 지출은 11조1900억원 등으로 총 63조632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즉 남은 3조150억원은 추경을 통해 메우되, 경기부양 효과가 큰 SOC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 현장이 많아진다고 한들 수익성이 보장된 곳 외에는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건설사들에 입장에 공사비가 들어온다고 해서 공사가 바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착공부터 준공까지 시차가 크다"며 "단순히 공사가 많아진다 한들 무너져가게 되는 상황은 똑같다"고 강조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