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협동로봇 시장 위축…AI 통합 솔루션으로 턴 어라운드 노려
새 CEO 김민표 부사장 '첫 흑전' 리더십 도약 관건
두산 CI /  두산그룹 제공 
두산 CI /  두산그룹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1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두산그룹 내 적자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연결재무 기준으로 매출 4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54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며, 전년 대비 12%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적자는 412억원으로, 시장 추정치인 360억원을 넘어섰으며, 전년 대비 115%나 증가했다. 순손실은 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0.3% 증가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 5년간의 누적 영업적자는 1,000억원에 육박한다. 연도별 매출은 △2020년 202억원 △2021년 370억원 △2022년 450억원 △2023년 530억원 △2024년 468억원으로 등락을 보였다. 영업손실은 △2020년 -139억원 △2021년 -71억원 △2022년 -132억원 △2023년 -192억원 △2024년 -412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두산로보틱스 측은 시장 부진으로 인해 87억 원의 매출 이연이 발생했으며, 이를 감안하면 전년 대비 5% 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실적 악화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북미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와중에 글로벌 경기 둔화로 협동로봇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또한 마케팅 비용 증가 및 신제품 출시 관련 비용 등이 더해진 점, 지배구조 개편 관련 비용 발생,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5%대에 머물러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을 추진하였으나 이 역시 금융감독원의 잇따른 제동과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인해 전격 철회됐다.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신임 CEO 부사장. / 두산로보틱스 제공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신임 CEO 부사장. / 두산로보틱스 제공 

악재가 거듭되자 두산로보틱스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최근 글로벌 수준의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1980년생 김민표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해 새로운 리더십을 장착했다. 젊은 피 수혈을 통해 기업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에 합류해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맡으며 사업전략, 신사업, 연구개발(R&D) 부문을 총괄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 기업공개(IPO) 이후 차세대 로봇 및 지능형 솔루션 개발, 사업모델 개편, 조직문화 트랜스포메이션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김 부사장에게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2015년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두산로보틱스의 지속되는 적자를 해결하고 흑자 전환시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합류 후 회사의 주력 사업인 협동로봇 사업 확장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솔루션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금융 등 전통적 산업 분야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 온 만큼 두산로보틱스에서도 여러가지 장점을 녹일 수 있다는 평가에서다.

사실 김 부사장의 리더십 아래 두산로보틱스가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을 이루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I 기술과 로봇 산업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두산로보틱스의 기술력과 시장 지위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기에 김 부사장의 핀테크 및 디지털 전환 경험은 로봇 산업의 디지털화와 서비스 모델 혁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민표 부사장의 리더십과 전략적 접근, 그리고 두산그룹의 지원이 결합된다면 두산로보틱스는 적자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협동로봇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면서 AI와의 융합을 통해 미래 로봇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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