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부산 아이파크를 개막전에서 박살 내고 싶다." (고정운 김포FC 감독)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다 있다. 얻어맞기 전까지는 말이다." (변성환 수원 삼성 감독)
프로축구 K리그2(2부) 2025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 미디어데이’가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2025시즌 K리그2에 참가하는 14개 팀 사령탑과 대표 선수가 참석했다. 새 시즌을 앞둔 사령탑과 선수는 K리그2 구도를 내다보고, K리그1 승격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사전 이벤트로 선정된 팬 140명이 함께하며 의미를 더했다.
K리그2 미디어데이 최대 관심사는 역시 승격이었다. 14개 구단 감독으로부터 승격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된 팀은 인천과 수원이다. 여기에 서울 이랜드, 충남아산FC, 전남 드래곤즈가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으로 언급됐다.
K리그2는 22일 킥오프한다. 신생팀 화성이 합류해 14개 구단이 팀당 39경기를 벌인다. 22일 개막 라운드는 4경기로 꾸며진다. 오후 2시와 오후 4시30분에 2경기씩 진행된다.
14개 팀 사령탑들은 남다른 각오를 뽐내며 개막전 승리를 다짐했다. 22일 경남FC와 개막전을 벌이는 윤정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홈이고 개막전인 만큼 2-0 정도로만 이기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자 프로 첫 사령탑 도전에 나선 이을용 경남 감독은 "과연 인천이 골을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호락호락하게 지지 않을 것이다. 잘 준비하셔야 할 것이다"라고 반전을 예고했다.
같은 날 맞대결을 벌이는 천안시티FC와 전남의 사령탑들은 유쾌한 견제를 이어갔다. 김태완 천안 감독은 "천안에 오셔서 식사도 하시고, 온천도 하시면서 쉬었다가 가시면 좋겠다. 대신 개막전 승리를 넘겨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석 전남 감독은 "천안 아산에서 놀 만큼 놀았다. 천안시티는 저희 첫 승의 제물이다"라고 승리 의지를 보였다.
22일에는 부산 아이파크와 김포FC도 개막전을 펼친다. 조성환 부산 감독은 고정운 김포 감독을 향해 "전지훈련 이후에 컨디션 난조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경지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고정운 감독은 "조성환 감독은 저보다 나이가 어리다. 하지만 감독 경력은 상당히 많다. 그래서 꼭 개막 경기에서 박살을 내고 싶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안산 그리너스와 수원도 같은 날 맞붙는다. 이관우 안산 감독은 "수원은 제가 몸담았던 팀이고,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 팀이다"라면서도 "저희는 수원의 빈틈이 있다면 비집고 들어가서 결과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변성환 감독님도 조금의 틈을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성환 감독은 과거 미국의 세계적인 복싱 선수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을 소환했다. 그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갖고 있다. 얻어맞기 전까지는 말이다"라고 했다.
23일에는 성남FC가 K리그2에 처음 합류한 화성FC와 만난다. 전경준 성남 감독은 "차두리 감독님이 '결과보다 축구를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성남과 첫 경기를 치르고 나면 그 생각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령탑 데뷔전을 갖는 차두리 감독은 "전경준 감독님은 제가 지도자를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많은 배움과 가르침을 주신 분이다. 이제 사령탑 프로 첫 경기를 전경준 감독님과 하게 됐다. 프로의 세계는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승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었다.
같은 날 서울 이랜드는 충남아산과 승점 3을 놓고 격돌한다.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은 "지는 시즌 3번의 맞대결에서 저희가 2번을 졌다. 올 시즌에는 2번을 이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고, 정식 사령탑은 처음인 배성재 충남아산 감독은 "김도균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얘기가 있다. 서울 이랜드 원정 라커룸이 조금 멀다. 그래서 전반전이 끝난 뒤 휴식 시간을 제대로 못 쓴 적이 많다. 혹시 원정 라커룸을 가까운 쪽으로 옮겨주실 수 있을까 싶다"고 물었다. 그러자 김도균 감독은 "충남아산전이 끝나고 한번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천FC1995는 충북청주FC와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친다. 이영민 부천 감독은 "권오규 감독과 함께 일을 해봤다. 전술적으로 준비를 잘했을 것 같다. 하지만 제가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한 만큼 한 수 가르쳐줄 수 있는 경기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983년생으로 올 시즌 K리그 최연소 감독이기도 한 권오규 충북청주 감독은 "존경하는 이영민 감독의 팀을 상대하게 됐다. '피라냐 정신'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이영민 감독의 옆구리를 물어뜯을 것이다. 조금은 아프실 수도 있다"고 웃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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