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진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로 인한 위기 상황을 막아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기술진은 19일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이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를 통해 5개월 넘게 지속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회사와 임직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토로하며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기술진은 현재 전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수출 기업인 고려아연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롤러코스터 환율로 인한 손익 변동과 경기 하락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임직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진은 가장 힘든 상황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라고 강조했다. 기습적인 공개매수와 함께 시작된 이번 시도는 허위사실 유포와 소송 남발 등으로 이어져 고려아연 이사회와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진은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 전략 광물 생산과 핵심 소재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수출규제 대상인 안티모니, 인듐, 텔루륨, 비스무트 등의 전략 광물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차전지, 자원순환, 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신사업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소재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계획도 언급했다.

기술진은 “적대적 M&A 시도로 인해 조직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현장 근로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세계 최고 기술력의 자부심과 50년간의 성과, 100분기 연속 흑자 달성 등의 업적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위태로운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기술진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고려아연의 모든 구성원들이 단결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50년간 경영진과 임직원, 근로자가 하나의 팀으로 뭉쳐 회사를 발전시켜 왔듯이 이번 위기도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진은 국민들에게 회사를 지켜달라는 호소를 전하며 “사모펀드의 이익 추구나 실패한 기업에 의해 회사가 해체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국익과 산업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이익만을 추구하는 '영혼 없는 돈의 질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기술진은 “고려아연은 앞으로도 사업보국의 정신으로 한국의 산업 발전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