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매출 약 2배↑ 영업 실적은 여전히 적자
해외 매출 의존도 높아…올해 터닝포인트 될까
루닛, 뷰노. /각 사 제공
루닛, 뷰노.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의료 AI(인공지능) 관련주로 꼽히는 루닛(대표 서범석)과 뷰노(대표 이예하)가 지난해 나란히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 올해는 두 회사 모두 해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개선이 당면할 과제가 될 전망이다.

19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루닛과 뷰노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2배씩 늘어나며 급성장했다.

루닛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42억원을 기록해 전년 251억원 대비 11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9.5% 증가,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1.3% 증가했다. 

루닛은 자회사로 편입된 볼파라 헬스(볼파라) 인수를 통한 북미시장 진출과 암 치료 분야 대표 제품인 루닛 스코프의 빅파마 협업이 고성장을 이끌었다.

뷰노 역시 전년 대비 약 95% 늘어난 매출액 2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1억원으로 8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력 제품인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딥카스)’가 의정갈등 등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필수의료로 자리 잡으며 총 매출을 견인했다. 

일회성이 아닌 구독형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매출 구조가 안정적으로 구축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딥카스는 현재 국내 18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 110여개 병원에 도입돼 약 4만5000 병상에서 운영 중이다.

매출 성장세에 비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루닛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난 2022년 영업손실 507억원, 2023년 422억원 등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6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3% 증가했다. 다만, 매출액에 대비한 손실 비율은 전년 1.7배에서 1.25배로 개선됐다. 

뷰노는 지난해 영업손실 약 124억원을 기록해 전년(약 157억) 대비 적자 폭을 약 21% 줄였다. 지난 2021년 기술특례 제도로 코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 역시 수년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여전히 실적이 적자에 머물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은 이들이 안고 가야 할 숙제다. 두 기업 모두 해외 매출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해외 사업의 성공 여부가 이들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핵심 요소다.

루닛은 지난해 5월 미국 내 2000개 이상의 유방검진기관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볼파라 인수를 완료하며 글로벌 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북미 유방암 검진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AI 기반 암 검진 솔루션의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 볼파라의 기존 고객사에 루닛 AI 솔루션 교차 판매를 추진하고 있고, 그 외 글로벌 시장에서는 반대로 루닛 영업망을 통해 볼파라 솔루션을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볼파라 실적은 올해 루닛의 연간 총 실적에 반영될 예정으로 향후 매출 성장의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을 이끌어낸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는 루닛의 새로운 성장 동력 중 하나다. 루닛은 지난해 말 아스트라제네카와 AI 기반 비소세포폐암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로슈진단 디지털 병리 플랫폼에 루닛 스코프를 통합하는 협약 등을 맺었다.

이외에도 흉부 엑스레이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와 유방촬영술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도입한 의료기관은 전 세계 55개국, 4800곳을 돌파하며 전년 도입 의료기관 대비 60% 증가했다. 루닛은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 주요 의료기관은 물론 국가별 공공의료 관계부처에도 솔루션 도입을 확대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박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루닛은 볼파라 인수를 완료하며 기존에 변동성이 컸던 매출에 안정성을 확보했다. 볼파라의 매출은 대부분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장기계약을 맺고 매해 1년치 매출을 인식해가는 구조로 매월 30~35억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며 “올해부터는 볼파라와의 본격적인 시너지가 기대되며, 루닛 스코프 사업의 추가적 확장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뷰노 역시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주력품목인 딥카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가 관건이다. 회사는 올 상반기 중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딥카스는 국내 의료 AI 업계에서 최초로 미국 FDA 혁신의료기기(BDD) 지정을 받은 만큼, FDA 승인이 이뤄질 경우 특별한 경쟁 제품이 없어 빠르게 현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023년 10월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 지난해 11월 흉부 엑스레이 판독 의료기기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 트리아지’의 FDA 승인을 획득한 뷰노는 딥카스가 합류할 경우 미국 시장에 3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뷰노에 대해 “주요 목표였던 지난해 4분기 BEP(손익분기점) 달성은 올해 1분기로 미뤄졌으나 달성 가능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 실현 전망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김동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