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딥시크, 화웨이 NPU로 AI인프라 효율화...NPU로 엔비디아 원톱 깰까
韓 리벨리온, 퓨리오사AI 주목...포브스 "여러 기업이 퓨리오사AI 관심"
규모 키우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 쉬워져...2~3년내 '골든타임'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좌),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  DMK Global 갈무리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좌),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  DMK Global 갈무리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중국 AI '딥시크(DeepSeek) 쇼크'가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미국의 IT 빅테크들이 국내 신경망처리장치(NPU) 양강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와 협업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 경제 매체 포브스는 세계 최대 플랫폼 기업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가 퓨리오사AI를 인수하면 하드웨어-거대언어모델(LLM)-플랫폼이 갖춰진 수직적 구조가 완성된다. 

리벨리온은 이미 SK텔레콤과 KT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었다. KT를 주주로 둔 리벨리온은 SK텔레콤의 계열사인 사피온과 지난해 합병을 완료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합쳤을 때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며 합병 이유를 밝혔다.

이런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의 행보는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새 인공지능(AI) 모델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시야가 하이엔드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중급 사양의 NPU로 넓어진 탓이다. AI 데이터센터 특화 프로세서인 NPU는 GPU에 비해 제품 단가와 기술 장벽이 낮다. 그러나 지난달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GPU(H800)와 화웨이의 NPU로 최우수 AI를 완성하면서 하이엔드칩이 AI 성능을 좌우한다는 업계 통념을 깼다.

이는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벗어날 방안을 모색하는 빅테크들에게 호재다. 엔비디아는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칩의 90%를 공급하고 있다. 최고사양의 H100은 개당 3만달러(4300만원)로 고가인데, 하나만 사용할 수가 없다. 빅테크의 LLM에 1000개 이상은 필요하다고 하며, 스타트업조차 100개 이상은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반면 딥시크가 사용한 H800은 가격이 H100의 절반 수준이다. 같이 사용한 화웨이 어센드 910C는 가격이 엔비디아 A100의 30%로 저렴하다. 

이런 까닭에 기업들은 AI 사업에서 '가성비'를 찾고 있다. 국내에서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가 후보에 든다. 그간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NPU 기술력을 갖고도 사업화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딥시크 등장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 내에서 NPU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저비용 칩으로도 기술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NPU 제품이 점차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시장에 다양한 AI서비스 기업들이 늘어난다면 반도체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다. AI 인프라·하드웨어 분야의 우리 기업들에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 리벨리온

국내 NPU 경쟁력에 관심을 갖는건 메타뿐만은 아니다. 포브스는 소식통을 통해 "퓨리오사AI는 현재 여러 기업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으며, 메타도 이런 기업 중 하나"라고 전했다.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가 규모를 키우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는 쉬워진다.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는 수천억원 이상의 초기 자금이 필요한 데다가 고도의 전문성과 인력이 유지돼야 해 지속적인 투자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전자공학과 교수는 “엔비디아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빅테크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리소스가 제한적인 국내 기업들이 힘을 합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리벨리온은 사피온과 합병하면서 "2~3년 내가 골든타임"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NPU가 GPU의 지위를 완전히 밀어낼 수는 있는 건 아니다. NPU는 추론의 영역이라 훈련(학습)의 영역을 대체할 수는 없다. 다만 NPU를 사용할 경우 훈련용 반도체와 추론용 반도체의 이원화가 가능해지며 GPU의 사양이나 개수가 크게 준다.

일각은 빅테크들이 GPU 구매를 감소해 비용 줄이기에 급급하기보다 GPU 사용량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딥시크처럼 알고리즘을 개선해 효율화를 꾀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퓨리오사AI 인수 기업으로 보도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또한 딥시크 등장으로 인한 높은 컴퓨팅 자원의 필요성에 대해 "여전히 대규모 자본 지출과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방식이 전략적 이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벨리온의 신제품이 상반기에 고객사에 전달된다. 리벨리온은 차세대 AI 칩 리벨 샘플이 6월 내 생산을 완료하고 전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퓨리오사의 경우 2023년 1세대 AI 반도체 워보이를 양산했다.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의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탑재한 추론용 NPU 레니게이드를 선보였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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