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럼프 관세 부과 정책 발표...에너지·자동차株 일제히 하락
딥시크 영향 단기적...효율성 높인 대신 성능 기대치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올해 상승 전환했던 국내 증시가 다시 2500선을 하회하며 위기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에 따라 뉴욕 증시가 크게 휘청이면서 이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지수를 살펴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5%가 하락한 4만4454.6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8%가 내린 6040.53, 나스닥(NASDAQ)지수는 0.28%가 하락한 1만 9627.44, 러셀 2000은 0.86%가 내린 2287.69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약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42포인트(-2.64%) 하락한 2453.95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4.49포인트(-3.36%) 하락한 703.80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전부 내림세다. 삼성전자(-2.67%)·SK하이닉스(-4.17%)·LG에너지솔루션(-4.40%)·현대차(-1.94%)·기아(-5.78%)·현대모비스(-2.47%)·POSCO홀딩스(-4.61%)에 마감하며 반도체, 에너지, 자동차 관련주의 낙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지난달 중국이 저비용으로 글로벌 프론티어 인공지능(AI) 모델에 적용 가능한 성능의 '딥시크'를 내놓으면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부터 AI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활황을 맞았던 뉴욕 증시도 딥시크발 충격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나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딥시크에 관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관련 우려가 잦아드는 듯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증시 낙폭은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25%, 중국에 대해 추가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모든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캐나다는 즉시 모든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부과하겠다고 대응하면서 보복 관세 갈등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공급망이 엮여 있어 신차 가격 폭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출현이 증시에 장기적인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딥시크의 탄생으로 AI반도체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는 있으나, 효율성을 극대화한 대신 성능에 기대치가 낮아 특별한 개척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에 재시동을 걸만한 요인은 적다고 판단한다"며, "딥시크와 유사한 방법론을 채택한다고 해서 저비용으로 시중 모델의 성능을 달성하는 것이 담보돼 있지 않을뿐더러 국내에서 자체 모델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추후 나올 경쟁사들의 모델과 수준을 맞춰가기 위한추가 개발비용 집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빅테크들은 딥시크 방식을 접목할 계획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기존 프론티어 모델들의 성능 고도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타격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활동 때부터 관세 부과를 공언한 만큼, 이와 관련된 타격이 선반영 된 양상이었으나,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부과 정책을 발표해 이례적인 반응을 끌어내 자동차와 에너지 등, 직접적인인 연관성이 높은 종목에 우려를 낳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미 대선 이후 미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지속중인데, 취임일 사회 전반의 비용 축소를 공언한 상황에서 금리와 유가가 빠르게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 부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금리와 유가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현재 수준의 강달러를 더욱 용인해 수입물가의 안정을 꾀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 및 경제활동 불확실성으로 경기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이다"며 "다만 한국의 경우 환율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하 여력은 낮아지는 만큼 글로벌 금리와 마찬가지로 플래트닝(곡선 완만해짐)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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