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파격적 등장으로 글로벌 AI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이른바 '딥시크 쇼크'의 여파가 국내 증시에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AI 관련주들이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는 27일 16.93% 폭락 후 28일 8.93% 반등했으나, 29일 장중 5%대 하락을 기록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 AI 모델' 개발 소식에 뉴욕 증시가 폭락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시총 약 6000억달러(863조원)을 날렸다.  / 딥시크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 AI 모델' 개발 소식에 뉴욕 증시가 폭락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시총 약 6000억달러(863조원)을 날렸다.  / 딥시크

이번 충격의 진원지는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혁신적 성과다. 딥시크는 자사 AI 챗봇으로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오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목할 점은 딥시크가 오픈AI의 챗GPT에 견줄만한 성능을 단 557만 6000달러(약 78억 8000만원)라는 파격적인 저비용으로 구현해냈다는 사실이다.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투자가 마크 앤드리슨은 이를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로 평가했다. 미국 기업들이 수억 달러를 투자해 이룬 성과를 중국 기업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달성했다는 점에서, 기술 패권의 지각변동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설 연휴 이후 개장하는 31일 국내 증시도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딥시크 충격은 공포가 공포를 낳는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 역시 "매그니피센트7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AI 반도체 투자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딥시크의 등장은 글로벌 AI 산업 지형도를 뒤흔들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AI 시장에 등장하면서, 기존 플레이어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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