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수익률 최고 18,000% 달해 새로운 이정표
암호화폐 시장에 치명적인 악영향 미칠 수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식 밈코인을 출시해 암호화폐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출시 직후 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통령직을 이용한 사익 추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TRUMP'라는 이름의 공식 밈코인 출시를 알렸다. 그는 "승리와 특별한 트럼프 커뮤니티를 축하하자"며 공식 홈페이지 링크를 함께 공개했다. 이는 그동안 여러 트럼프 테마 밈코인이 등장했지만, 트럼프가 직접 공식 인증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암화화폐 추적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의 실시간 데이터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 30분 기준 $TRUMP는 전일 대비 82% 급등한 51.06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102억 달러로 전체 암호화폐 중 19위를 기록 중이며, 24시간 거래량은 402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 중 최상위권 거래량이다.
시장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초기 6달러에 불과했던 코인 가격은 출시 4일 만에 75달러까지 치솟으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19일에는 하루 동안 230%의 놀라운 상승률을 보이며, 누적 수익률은 최고 18,000%에 달해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 80% 지분 독식, 트럼프 일가의 황금알을 낳는 밈코인
$TRUMP 공식 백서에 따르면, 이 코인은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리더를 기념하는 것으로, 트럼프의 유일한 공식 밈"으로 소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2억 개의 토큰이 발행됐으며, 향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가 8억 개의 토큰이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토큰 분배 구조다. 트럼프 그룹 계열사인 CIC 디지털(CIC Digital LLC)과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Fight Fight Fight LLC)'가 전체 물량의 80%를 공동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3년간의 락업 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해제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집중된 토큰 보유 구조에 대해 "중앙화된 통제가 가능한 구조"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 '이디 아민'급 부패, 전직 백악관 참모마저 경악한 밈코인 스캔들
전 백악관 홍보국장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는 이디 아민 수준의 부패"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암호화폐 산업 전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의 '검은 히틀러'라고 불렸을 정도로 잔혹한 독재자였던 전 우간다 대통령 이디 아민은 극단적인 권력 남용으로 악명 높은 인물로 유명하다. 이디 아민급 부패는 극도로 심각하고 파괴적인 수준의 정치적 부패를 말한다.
◆ ‘NFT부터 밈코인까지’ 트럼프 가족의 암호화폐 제국 야망
트럼프 가족은 이미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컬렉션으로 상당한 수익을 챙겼으며, 현재 도널드 트럼프 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주도하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 중이다.
에릭 트럼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TRUMP 코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디지털 밈"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아내인 멜라니아 트럼프마저 자신의 밈코인을 출시하며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에 가세했다.
◆ 트럼프 취임식발 '암호화폐 대폭락'...밈코인 급락에 12억 달러 날아가
하지만 취임식 이후 시장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연설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언급이 전혀 없자 암호화폐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비트코인은 106,000달러에서 101,000달러까지 급락했으며, $TRUMP도 50달러에서 30%가량 폭락했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액은 7억 달러를 웃돌았으며, 취임식 전날부터 시작된 매도세를 포함한 24시간 동안의 총 청산 규모는 12억 달러에 달해 올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 업계는 밈코인의 확산이 합법적인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를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정경유착의 새로운 형태"로 규정하며,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