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연속 금리 인하 단행할까...고환율 우려에 동결 전망도 증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기준 금리를 결정했다.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기준 금리를 결정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증시는 한국은행(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경기 안정을 위해 올해 금리 인하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강 달러 기조와 국내 정치 혼란으로 인한 대외 신임도 등으로 인해  시기와 폭을 고민 중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16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4년 5개월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어 11월에 두 번째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한국은행의 2회 연속 인하는 15년만의 결정으로, 금통위는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와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한 수출 전망 불확실성을 고려해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니라의 기준금리는 연 3.5%에서 3.0%로 하락했다.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고환율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 정국 불안에 따른 경기 침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국내 경제 부양을 위해 15년 만에 3회 연속 금리를 낮출 것인지, 고환율에 금리를 인하하기 보다 숨 고르기에 나서면 한 템포 쉬어갈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1월에 열린 금통위 결정에서는 금통위원들의 인하와 동결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 결정에 대한 금통위 위원들의 의견은 4대 2로 나뉘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하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하지만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은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용성 위원은 10월 금통위에서도 금리 동결 의견을 주장했다.

문제는 올해 첫 금통위를 맞아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정치불안이 이어지고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금리인하 여부와 폭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1월 금통위에서는 위원들간에 치열한 의견 주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장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부와 폭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일부에선 현재의 고환율 기조를 감안해, 1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11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했던 이수형 위원은 최근 미국 CNBC 인터뷰에서 "물가와 금융안정, 경제성장 세 가지 목표의 균형을 맞추는 데 매우 신중할 것이지만, 세 가지 목표가 서로 상충된다면 경제 성장 자체보다 물가상승률과 금융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혀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전례 없는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화정책만으로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우며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경우, 이에 따른 가계 대출 증가가 우리 경제의 불안 요소로 발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환율이 아직도 높은 수준이 이어가고 있다는 것도 고민이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선포 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가 지난달 12월 중순 1480원을 돌파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만에 최고치다. 올해 들어 환울이 하락해 1450원으로 복구했지만 여전히 심리적 마지노선을 상회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미 연준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힌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늦출 시점에 거의 근접했다고 판단했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대로 하락하고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등, 경제지표가 예상대로라면 시간 차를 두고 중립적인 정책으로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니라는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정치 리스크가 확대된데다, 각종 물가 지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오는 20일에는 강력한 관세 정책을 공헌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이 예정돼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11월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0으로 11월(100.7) 대비 12.3p가 하락, 경기 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KB증권의 임재균 연구원은 "1월에 금리를 동결할 경우, 그 차이는크지 않을 것으로 예사외는 만큼, 2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임 연구원은 계속되는 경기 불안에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으며 이 총재는 경기 침체에 대응해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기재부는 본예산 집행이 우선이란 입장으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는 반등했지만 핵심 소비자물가는 둔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 압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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