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선호 증가에 자동매수 서비스 준비...장기수익률 제고 위해 최선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연금 운용이 보다 자유로워지면서, 타 금융권으로부터 이전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증권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높은 적립금과 많은 고객수 이전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신규 ETF 거래 서비스 개발에 나서며 추가 고객 유치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된 후,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계약 이전 시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해지 비용이 사라지고 펀드 교체 시 재매수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손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더 좋은 조건의 상품이 출시되는 등, 연금 이전 시 선택폭이 넓어지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외주식과 ETF 상품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퇴직연금 운용사로 증권사를 꼽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올해의 목표로 연금 사업 부문 확장을 내세우며 업권 강자로 도약하고 있다. 김미섭·허선호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퇴직연금 실물이전을 기회로 당사로의 머니무브를 가속화하고, 로보어드바이저·MP 구독·개인연금랩 등,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지닌 투자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9조1946억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5조4472억원이 증가했다. 2021년 16조9900억원·2022년 19조5409억원·2023년 23조7475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1년동안 타 금융권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이전된 금액은 총 1조6775억원으로 2023년 대비 8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실물이전 도입 한달만에 1000억원이 증가했으며, 이전 고객수도 3000명에 육박했다. 은행권에서 이전한 비중이 64.6%로 가장 많았으며 타 증권사 이전 비중도 30%에 달했다.
퇴직연금 이전에서 증권사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것이 ETF 투자다. 은행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방식을 적용, 거래가 가능한 ETF 상품의 갯수가 150여 개에 불과하지만 증권사는 투자 위험성이 높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도 800여 개의 상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증권사들은 실시간으로 시장 변동성을 확인해 ETF를 거래할 수 있는 반면, 은행권은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ETF 상품의 경우, 종목들이 섹터별로 세분화돼 있고 개별 종목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도 산업군에 투자가 가능한 데다, 각 증권사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 수준과 편리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다이렉트 인덴싱 등 주식 분야에서 투자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지만 ETF 선호도는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퇴직연금 실물이전 도입 후, 이전 금액에서 ETF 투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해외주식 열풍이 거세지면서 관련 ETF 상품들이 다수 출시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퇴직연금 계좌 ETF 잔고 중 해외 주식 비중이 무려 7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자 관련 서비스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5월 퇴직연금 ETF 자동매수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개발 중에 있으며, 투자할 상품을 최대 10종목까지 정할 수 있고 종목당 최소 1만원 이상부터 투자 금액을 자유롭게 지정 할 수 있다. 또한 투자 시기를 선택하면 체결 결과를 알림톡으로 바로 확인이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제공 중인 개인연금에서 ETF·리츠 적립식 투자하기 서비를 퇴직연금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비용이 저렴한 ETF로 장기투자를 원하는 고객이나 월 적립식투자로 위험을 분산하고 싶은 고객들은 자동매수 서비스를 통해 편리하게 투자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통계기준 퇴직연금 시장은 2020년부터 연평균 26.5%씩 성장하고 있는데, 미래에셋증권의 M/S는 연평균 35.7%씩 성장해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연금을 단순히 상품이 아닌 제도 기반의 인프라 사업으로 인지하고, 전문 인력과 전산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직확대·차세대 개발 완성·전문인력 강화·퇴직연금 RA 도입 등 고객의 장기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자산관리와 노후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기자 pys710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