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국민은행,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융사고 최다 
올해 책무구조도 본격 시행…내부통제 강화에 총력
이환주 신임 KB국민민은행장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금융사고 근절'로 꼽히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이환주 신임 KB국민민은행장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금융사고 근절'로 꼽히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이환주 신임 KB국민은행장의 최우선 과제로는 단연 '금융사고 근절'이 꼽히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에선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터지며 금융소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하고 있다. 이에 신임 이환주 은행장이 신년사를 통해  "상품 대신 신뢰 파는 은행 돼야"한다고 강조한 이유 역시 이와 꿰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5대 주요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금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재근 전 은행장이 뛰어난 경영 성과에도 불구 재연임에 실패한 배경을 두고 잇따른 금융사고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내부통제 강화'는 향후 이 신임 행장의 입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포함한 5개 주요 은행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금융사고는 모두 53건이다. 2023년 같은 기간의 25건과 비교해 28건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0억원 이상 규모의 금융사고는 지난해 3분기 전무했으나, 2024년에는 8건이나 발생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19건(3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분기 5건· 2분기 6건·3분기 8건 등으로 매 분기 금융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100억원 이상의 금융 사고도 3건이나 발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 이환주 신임 은행장을 선정한 11월 말 이후에도 금융사고는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0일과 30일, 두 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지난 12월 10일에는 120억3251만원 규모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내부 조사 결과 지역의 한 영업점에 은행 직원과 부동산 중개업소, 대출 브로커 등이 모의해 조작한 서류를 이용해 부동산 담보 대출 120억원이 실행된 것이다,  

또한 지난달 30일에는 135억629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상가 관련 대출 취급 과정에서 수분양자가 아닌 시행사의 이해관계인 등에게 부정적으로 대출을 취급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의 투자자의 입장에서 2024년은 금융사고로 얼룩진 한 해였다. 지난해 1분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시작으로 매분기 그리고 연말까지 사기·배임·횡령 등, 내부직원의 비윤리적 행위가 적발됐다. 

이에 업게는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세대교체를 단행한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애초 업계에서는 이재근 전 행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아무래도 금융사고가 새로운 은행장을 내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 행장을 두고 "근본적인 내부통제 혁신 및 기업문화 쇄신, 명확한 의사소통 프로세스 정립 등 조직의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이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올해는 금융사의 책무구조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해로, 회사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대표이사나 임원 등은 신분제재를 부과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1호 금융사고 발생 금융사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이제 내부통제 강화는 은행권의 주요 경영 키워드로 부상한 것이다. 

이 행장 역시 은행장으로 내정된 첫 출근길에 ‘신뢰’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강조할 정도로 내부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처럼 신뢰받지 못하는 KB는 존재할 수 없으며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엄격한 윤리의식에 기반한 정도영업으로 ‘KB국민은행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고객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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