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덕에 부딪혀 불"…"조사 결과에 따라 판단"
"미국·스페인도 콘크리트 썼다"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지난 29일 아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두고 방위각 시설과 이를 지지하기 위해 돌출된 콘크리트로 둔덕이 참사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무안공항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역할을 하는 안테나인 방위각과 둔덕은 공항 활주로 끝에서 250m가량 떨어진 비활주로에 설치된 구조물이다. 사고 당시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 착륙 후 활주로 1600m를 질주한 후 구조물과 외벽을 연이어 충돌했다.
방위각은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다. 흙으로 된 둔덕 상부에 있는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는 형태다. 사고 당시 콘크리트 둔덕은 2m 높이로 흙더미로 덮여 있었다. 방위각까지 포함하면 이들 구조물의 높이는 4m가량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물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방위각이 콘크리트가 돌출된 구조로 만들어진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항공 전문가로 알려진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영국 방송 인터뷰에서 "승객들은 활주로 끝을 조금 벗어난 곳에 있던 견고한 구조물에 부딪혀 사망했는데 원래라면 그런 단단한 구조물이 있으면 안 되는 위치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항공기가 둔덕에 부딪혀 불이 나면서 탑승자들이 목숨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무안공항과 국토부의 입장은 이와 상반된다. 활주로가 아닌 지면과 활주로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 콘크리트 둔덕을 세워 돌출된 행태로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공항에는 설치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부정했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관련 브리핑에서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공항은 콘크리트와 H빔을, 여수와 포항공항은 성토와 콘크리트를 썼다"며 "해외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과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이 콘크리트를 쓴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방위각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것을 두고서는 규정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질이나 소재 제한, 사고 연관성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