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흙으로 쌓은 둔덕 속 콘크리트 구조물
여객기와 부딪치며 폭발 이어졌다는 관측도 나와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현장. / 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현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랜딩기어(착륙장치) 작동 이상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해외 항공 전문가들은 무안공항 활주로의 콘크리트 외벽이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30일 영국 공군 출신 항공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무안공항의 둔덕 설치는 범죄행위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행기는 착륙 당시 시속 200마일(321km)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활주로를 미끄러지며 이탈했는데, 이때까지도 기체 손상은 거의 없었다. 이 둔덕에 부딪히기 전까지 말이다"라며 "조종사가 가능한 한 최상의 착륙을 했다고 본다. 착륙이 끝나갈 때 기체엔 큰 손상이 없었고 화재도 없었다. 그런데 항공기가 둔덕에 부딪혀 불이 나 탑승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리어마운트가 언급한 '둔덕'은 로컬라이저 안테나(항공기 착륙을 유도하는 시설)가 설치된 구조물이다. 항공기 착륙을 돕는 이 둔덕은 통상 충돌 시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제작하지만, 무안공항의 둔덕의 경우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흙벽을 쌓았다.

그는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만 저렇게 단단한 구조물 안에 박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항공기가 조금 더 달려가면서 속도를 줄여 멈출 만한 공간은 충분했고 그렇게만 됐다면 모두 살아남았을 것"이라며 "활주로와 불과 200m 거리에 저런 둔덕이 있다는 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파일럿 데니스 다비도프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다비도프는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을 운행 중이다. 데니스는 29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로컬라이저가 달린 벽이 보이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크다.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과하다. 왜 활주로 끝에 저런 게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견도 있다. 또 다른 항공 전문가 샐리 게힌은 콘크리트 벽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별이 없었다고 해도 승객 모두가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힌은 "비행기가 속도를 유지 중이었기 때문에 활주로 끝에 더 많은 공간이 있었다면 (더 큰) 재앙으로 번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향후 블랙박스를 분석해 조류 충돌, 랜딩기어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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