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모녀VS형제 경영권 분쟁 2라운드
임종훈 의결권 금지 가처분 기각됐지만 국민연금은 ‘반대표’
박재현 대표 “한미약품 가치 제고만 생각하겠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김동주 기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김동주 기자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한미약품그룹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와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간 경영권 분쟁 분수령이 될 한미약품의 임시주주총회날이 밝았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임종훈 대표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졌지만 국민연금 등이 모녀 측의 손을 들어줘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한미약품은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했다.

이날 임시주총장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참석했다.

박 대표는 서면을 통해 “오늘 임시주총은 한미약품이 글로벌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하느냐, 아니면 과거로 회귀하느냐를 놓고 주주들의 엄중한 선택을 받게 되는 자리”라고 했다.

이어 “한미약품의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는 날이자 그룹의 거버넌스 이슈와 한미약품의 사업을 명확히 분리하는 날이며 오로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약품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앞우로도 주주들의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면서 대내외적인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더욱 겸손한 자세로 주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하며 오직 한미약품 가치 제고만을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의 임시주총이 개최됐다. /김동주 기자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의 임시주총이 개최됐다. /김동주 기자

한미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이번 임시주총은 형제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주요 안건은 ▲사내이사 박재현‧기타 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과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되는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등이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모녀를 비롯한 4인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킬링턴 유한회사) 측이 장악하고 있다. 박재현 대표를 비롯해 전체 10명의 이사 중 7명(박명희‧윤도흠‧윤영각‧황선혜‧김태윤‧신동국)이 4인연합 측 인사로 분류된다. 반면 형제 측은 3명(임종윤‧임종훈‧남병호)이다.

이에 형제 측은 임시주총을 통해 박재현·신동국 이사를 해임하고 박준석·장영길을 선임해 핵심계열사 한미약품의 이사회 구도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41.42%)로 압도적인 지분율을 바탕으로 형제 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4인연합의 임종훈 대표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마저 법원이 최근 기각한 상태다.

다만, 이사 해임 안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인 만큼 가결 여부를 낙관할 수 없다. 더욱이 한미약품 지분 10.02%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통해 박 대표 등 해임의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형제 측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두 곳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GL)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도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제시한 바 있다. 자문사들은 ‘부실경영 또는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임종윤·종훈 형제측의 해임 요구는 불합리하며,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봤다.

소액주주의 선택이 관건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39.14%로 이 중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24.9%를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를 따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등을 감안할 때 이번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박 대표 해임안은 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개최되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달 말, 경영권 분쟁의 주요 승부처였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은 이사회 5대5 동률을 이루며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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