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로그 카드 히트…영업력·수익성 끌어올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이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됐다. 업계 안팎에선 '깜짝 인사'라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영업통'으로 꼽히는 이 후보는 하나카드 사장 재임 2년 동안 최고경영자(CEO)의 대표 평가 지표인 경영실적에서 빼어난 성과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이 후보를 두고 풍부한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사로 평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그룹임추위는 차기 하나은행 대표이사 은행장 후보로 이호성 현 하나카드 사장을 추천했다.
그룹임추위는 대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위험관리와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하고 내실 있는 영업으로 고객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을 관계사 CEO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애초 은행권에서는 이승열 현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하나은행을 리딩뱅크로 성장시켰으며 타 은행과 달리 금융 사건·사고에 크게 휘말리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하나은행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최근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도 이 헹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이승열 행장이 대내외 불안정한 금융환경에 따라 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전념하기 위해 은행장 후보를 고사하고 지주 부회장으로 전념하기로 하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하게 됐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낙점받은 이호성 후보는 지난해 1월, 하나카드 사장으로 취임해 오로지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이 후보자는 하나카드 사장 취임과 동시에 고객을 위한 혁신,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을 통해 하나카드의 새로운 도약을 천명했다. 지난 31년동안 영업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업에 충실하면서 수익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초체력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이 후보자의 진두지휘 아래 하나카드는 지난 2년 동안 경영실적은 물론, 신규 사업 영역도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를 구축했다.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8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274억원)와 비교해 44.7%나 증가했다. 4대금융그룹 카드사 가운데 절대적인 수치는 신한카드(5527억원·전년 동기 대비 17.8%↑), KB국민카드(3704억원·36%↑)에 이은 3위에 해당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1위를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3년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개선되며 우상향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외 취급액이 증가하면서 영업수익과 수수료 수익도 증대되고 있다. 3분기 주적 영업수익은 영업수익 1조4965억으로 지난해 동기(1조3855억) 대비 8.0%, 수수료수익 3184억으로 지난해 동기(2568억) 대비 24.0%나 증가했다.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 및 자산 재조정으로 인해 자산과 취급액도 개선됐다.
3분기 기준 자산은 1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7000억원)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으며, 개인 신용판매 등 전체 취급액은 6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5조4000억원) 대비 2.6% 성장했다. 개인신판 취급액도 3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2조9000억원)와 비교해 5.8%나 확대됐다.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 결과 주요 경영 지표도 개선세를 보였다.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3%로 지난 2021년 3분기(10.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자산이익률(ROA)도 1.8%로 전 분기(1.7%) 및 전년(1.3%) 대비 각각 0.1%와 0.5%가 상승했다.
세부적인 영업지표를 보면, 기업카드 매출이 눈에 띈다.
3분기 기준 기업일반매출은 12조97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1조5202억원)와 비교해 13%나 증가했다. 국내 신용 법인카드(일시불) 결제액은 6조6463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약 14%를 차지했으며, 신용 법인 회원수는 24만5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만4000명 증가하며 업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6.1%)을 기록헀다.
하나카드는 7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총자산 규모는 가장 작지만, 기업일반매출 규모는 KB국민카드(약 17조원), 신한카드(약 14조3000억원)에 이어 업계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후보자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해외여행 특화카드인 '트래블로그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22년 7월에 출시된 트래블로그서비스는 선불전자지급수단 하나머니 및 체크카드 결합 혁신금융서비스 기반의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다.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원화 하나머니의 외화하나머니 전환 시 무료환전(환율 100% 우대), 해외이용수수료 면제, ATM 출금 수수료 면제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5대 금융그룹 최초로 기존 마스터(MASTER), UPI에 더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브랜드인 비자(VISA)와 제휴를 시작했으며, 무료 환전 서비스는 국내 최대 규모인 58종으로 확대했다. 결제수단으로는 체크카드 4종, 신용카드 3종이 있다.
트래블로그는 8월 기준으로 600만명 고객을 넘어섰으며, 누적 환전액은 2조4000억원으로 월 환전액으로는 2000억원 규모다.
트래블로그 출시 이후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은 2022년 25.4%에서 2023년 38.4% 그리고 올해 9월에는 47.5%까지 올랐다. 이에 3분기 누적 기준 외환거래이익은 87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16억원) 대비 무려 43%나 증가했다.
이처럼 이 후보자는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를 통한 제휴채널 확장 및 이용고객 저변 확대를 통해 신규 사업 영역 확장에도 분주히 움직였다.
하나카드는 지난 7월에 토스뱅크와 협업해 업계 최고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PLCC 'WIDE'를 출시했다. 'WIDE'는 전월 실적과 무관하게 모든 가맹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할인율을 기본 적용해 고객은 연간 최대 12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MG새마을금고와 함께 'MG+ 신용카드 프리모 하나카드’를 출시했다. 주요 혜택으로는 사용 실적과 관계없이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0.5%의 청구할인과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며, 전달 실적 40만원 이상 시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역인 대중교통·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아파트관리비 등에서 최대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금융 그룹임추위는 "이 후보는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재임 기간 동안 조직에 긍정 에너지를 확산시키면서 트래블로그 카드를 히트시키는 등, 영업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며, "이를 통해 회사를 변화시킨 리더십을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위기를 타개하고 지속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고객 기반을 탄탄히 하면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갖춰 차기 은행장의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