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삼성·현대·우리카드 '청소년 신용카드' 잇따라 출시
미래 주요고객 '청소년' 선점 전략...카드 혜택은 '글쎄' 
청소년 신용카드 시장에 참전한 4개 카드사 본사 전경. / 신한·삼성·우리·현대카드 제공
청소년 신용카드 시장에 참전한 4개 카드사 본사 전경. / 신한·삼성·우리·현대카드 제공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신한·삼성카드가 선점하고 있던 청소년 신용카드 시장에 최근 우리카드와 현대카드가 참전하면서 4파전의 양상을 띄게 됐다. 이는 미래 주요 고객으로 성장할 청소년들을 미리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이 간편결제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카드사들이 청소년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내놓은 혜택이 다소 빈약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12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11일 청소년을 위한 신용카드 '현대카드 틴스(Teens)' 출시했다. 우리카드도 지난 10월 2일 '카드의정석 EVERY POINT' 가족카드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신용카드를 내놓은 바 있다. 

청소년 신용카드는 미성년자들을 위한 선불카드의 개념이 아니라 실제 신용카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는 민법상 성년 연령(만 19세) 이상만 신용카드 발급을 허용하고 있지만,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1년 미성년 자녀를 위한 신용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다만 금융위는 청소년 신용카드가 미성년자를 위한 카드인 만큼, 무분별한 카드 남용을 막기 위해 부모의 재량에 따라 1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한도 설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지난 2021년 7월 '신한카드 마이틴즈'를 내놓았으며 삼성카드 역시 같은 해 12월 '삼성 iD POCKET 카드'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했다. 

카드사들이 이 같은 청소년 신용카드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미래 세대 주요고객으로 떠오를 10대 고객들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청소년 고객들에게 '락인'(충성고객 확보)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업계는 미래 주요 고객인 청소년들의 결제 방식이 카카오·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같은 금융권에선 간편결제 시장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은행의 페이 앱과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카카오페이는 10대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생활을 돕기 위한 금융서비스 '틴즈넘버'를 출시했다. 14~18세 청소년들은 모바일 인증을 거쳐 틴즈넘버를 발급하고 현금을 입금하면 카카오페이 머니로 전환돼 결제·송금에 사용할 수 있다. 

iM뱅크 역시 지난 5일 만 7세에서 18세 이하 청소년 전용 모바일 비대면 금융서비스 'iM-i'를 출시했다. 월 입금 한도는 50만원이며 수준이며 선불 교통카드와 현금 입출금,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이에 카드업계에서는 청소년 고객들을 붙잡을 수 있는 혜택의 확대·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카드사들이 내놓은 청소년 신용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싼 만큼, 청소년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의 범위 역시 몇천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EVERY POINT' 상품의 경우 전월 40만원 이용 시 국내외 가맹점에서 2.8%의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40만원을 이용했을 때 약 1만1200원의 할인이 제공되는 셈이다. 그러나 해당 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1만2000원으로 청소년 신용카드 중 가장 비싼 편이다. 

현대카드 '틴스' 역시 청소년이 자주 이용하는 업종(편의점·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교통)에서 2% 할인을 제공한다. 그러나 적립되는 금액 한도는 월 5000원 수준이다. 또한 현대카드는 만 14세 이상 청소년들은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현재 애플페이의 경우 국내에 상륙한 지 1년 9개월이 지났음에도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평가하는 교통카드 기능 조차 추가되지 못했을 정도로 사용처의 확장이 더딘 모습이다. 

이 외에도 신한카드 틴스의 경우 적립이 GS포인트 적립과 6000원 GS25 기프티콘(전월 이용액 40만원) 등 GS계열로 한정돼 있다. 삼성 iD POCKET 카드 역시 10만원 이상을 사용할 경우 생활업종(편의점·배달앱·델리·커피전문점)에서 8%, 대중교통 2% 결제일 할인 혜택을 각각 5000원 한도에서 제공하지만, 10만원 이용 시 실제 할인금액은 7000원 수준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 역시 미래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고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청소년 카드의 경우 성인과 비교해 소비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 카드사에게 당장의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세대는 아닌 만큼, 손해를 감수하고 혜택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나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