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동성 위기 해소에 추가 비용 우려
중국 석유화학 증설에 전반적인 업황 부진, 내년도 기약 없어
R&D·탄소배출 비용 등 나갈 덴 많은데, 수익 개선 녹록지 않아

롯데는 자타공인 알짜, 부자 그룹이었다. 1997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도 롯데는 비껴갔다. 그런 롯데가 주력 사업인 유통·화학이 흔들리고 신사업은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부채의 우려까지 드러내고 있다. 사드 사태로 일찌감치 포스트 차이나 행보에 힘을 실어왔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해소하지 못한 과제로 남아 있는 모습이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롯데케미칼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은 그룹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시그널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부진은 석유화학 업종 전반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기는 하지만, 향후 중·장기적 전망에서도 넘어야 할 고개가 남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롯데케미칼은 당장의 유동성 이슈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향후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연구 비용 지출과 함께 주로 탄소중립 관련 비용을 중심으로 한 ESG 비용 지출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4년까지 내리 3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2025년 예상 실적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아가 앞으로 비용 투자가 더해져야 한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이 넘어야 할 고개는 높아만 보인다.

◆ 유동성 위기, 기한이익상실 대상만 7조9000억원

롯데케미칼은 19일 사채권자 집회 소집을 공고했다. 이는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사태를 면하기 위해서다. 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채권의 조기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케미칼의 행보처럼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여기서 사채관리계약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롯데그룹은 물론 시장에서도 회사채 상환에 대응할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EOD 사유가 발생했다는 것이, 최근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루머가 불거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악재다.

구체적인 롯데케미칼 사채관리계약을 보면 회사채의 원리금지급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이자비용 대비 이자·세금·상각차감전이익(EBITDA)은 5배 이상을 유지하고,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는 연결기준 지표며, 이자비용 대비 EBITDA는 연속 3개년 누적 평균치로 산정한다.

뒤이어 실적 상황도 살펴보겠지만, 연결기준 이자비용 대비 EBITDA를 보면 2021년 27.8배, 2022년 1.2배, 2023년 2.2배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1분기 1.7배, 2분기 1.8배, 3분기 0.9배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9월 말 기준 4.3배를 기록하고 있으므로 기준치 5배를 밑돌게 된 것이다.

EOD 사유에 해당하는 회사채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2조3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9월 발행한 61회차 회사채 두 건 2500억원 규모는 부채비율 200% 이하 조건만 있기에 미해당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이 예금 2조원을 포함해 유동성 자금을 총 4조원 상당 확보하고 있기에 회사채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주 역시 즉시 활용 가능한 예금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해명이다. 아울러 사채권자 집회에서 특약 조정이 가능하다.

롯데케미칼은 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 조건을 조정하는 대신 특별 이자와 은행권 보증을 추가 제공하는 방안을 사채권자 집회서 논의하기로 알려졌다. 특히 그룹 핵심 부동산 자산이자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아 회사채 신용도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약 6조원 이상 가치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은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해 시장 우려를 불식하고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것이다”라며 “이번 시중은행 보증을 통해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도가 높아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회사채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도가 AA+이고 저금리일 때 발행한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사채권자 집회가 단순히 담보 문제로 해결되리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기존 회사채는 2% 대 금리로 발행된 데 비해 최근 발행금리는 5%에 육박하기 때문에 사채권자는 이번 EOD 조건 부합을 이유로 추가적인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채 외에도 금융기관 차입금 역시 재무약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최근 적용유예(웨이버)를 받는 등 관련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3분기보고서에 언급된 미즈호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254억원과 관련한 웨이버 수령 내용이 대표적이다. 또한 종속기업인 미국 법인(Lotte Chemical USA Corp)과 인도네시아 법인(PT LOTTE Chemical Indonesia)의 차입금 15억9400만달러, 24억달러 역시 ▲(차입금-현금)/EBITDA 4.0 이하 ▲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향후 EOD 이슈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는 각각 레버리지 비율과 이자보상비율을 가리키는 것이다. 환율 변동을 감안해도 5조 6000억원 상당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한스경제 정리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한스경제 정리

◆ 내리 3년 영업적자···2025년도 만만찮아

1970년대 롯데家에 합류한 롯데케미칼의 성장사는 지속 우상향이었다. 그런데 이건 롯데케미칼이 특출나서라기보다 석유화학 업황 전반이 그러했다.

최근 10여년의 경영실적을 보면 특히 영업이익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2014년 매출액 14조8590억원에 영업이익 3509억원을 기록했던 롯데케미칼은 2015년 매출액 11조7133억원, 영업이익 1조6111억원을 찍으며 성장 랠리를 시작한다.

이어 2015년 영업이익 2조5443억원, 2017년 2조9297억원까지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3조원대 기업으로 곧 올라설 것처럼 보인다. 2017년 당시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많아야 2조원을 간신히 넘겼다. LG전자와 SK이노베이션이 3조원을 조금 넘긴 수준이며, 현대자동차가 4.5조원, 포스코가 5.6조원 규모였던 시절이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의 화양연화는 2017년이 정점이다. 2018년부터 영업이익이 다시 1조원대로 내려앉았고, 2019년엔 1조1073억원으로 떨어진다. 2020년 경영실적부터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본격화된다.

급기야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다. 2024년 역시 흑자전환은 불가능하다. 또한 2025년도 당장 큰 변수가 없다면 영업손실 폭을 줄이는 것 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롯데케미칼의 영업현금창출력이 당분간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 위기설은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시장과 신용평가업계는 이번 사채권자집회 결과를 단기적으로 주목해야 하며, 향후 롯데케미칼의 수익창출 추이, 재무구조 개선방안 성과, 주요 석유화학 제품 수급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확실한 시장 상황 및 전방산업 수요에 연계해 기존 투자 계획을 순연하고 전략적 중요도가 낮거나 전략 방향과 맞지 않는 항목은 축소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효율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 철수 등 자산경량화(에셋라이트) 전략도 병행한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소재 합성고무 생산회사 LUSR을 청산한 게 대표적이다. 내년까지 미국과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매각해 차입금을 줄여나간다는 계획도 있다. 

국내에선 전남 여수의 2공장을 가동 중단한다. 다만 설비를 보호하기 위해 질소를 충전했다. 이는 이른바 '돈이 안 되는' 기초화학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롯데케미칼의 근원적 고민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 기초화학 비중 큰 롯데케미칼···중국 증설에 타격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은 기초화학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글로벌 유가를 기반으로 한 손익분기선이 있고, 최근 수년 동안 이를 하회했기에 전반적으로 업황에 악재였다고 볼 수도 있겠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경우 매출의 60% 수준으로 상대적인 기초화학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정치와 경제 패권 다툼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은 석유화학 산업에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에 중국의 기초화학 설비 증설이 크게 늘어나며 국내 기업들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본래 중국은 우리 석유화학 기업의 가장 큰 고객이었는데, 중국향 수출 물량이 꺾인 것도 모자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문제는 중국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기초화학 제품인 에틸렌을 중국보다 더 저렴하게 향후 중동에서 공급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기업 아람코가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를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빠르면 2026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8개 공장에서 연 1150만톤의 에틸렌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생산 기업인 LG화학의 2022년 에틸렌 생산량이 연 330만톤이다.

기존 우리 석유화학 공장이 에틸렌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원유를 증류해 얻어지는 나프타를 고온으로 분해(NCC)해야 한다. 이때 원유에서 나프타를 10% 가량만 추출할 수 있다. 그러나 COTC는 나프타 추출이 40%까지 가능하다.

공정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은 물론이고, 산유국이 직접 이런 공장 설비를 갖추게 되면 원재료인 원유를 직접 조달할 수 있기에 원가 경쟁력에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COTC 가동 이후 아람코의 에틸렌 생산 손익분기점을 톤당 100달러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 기업들이 톤당 300달러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의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셈이다.

최근 10여년 사이 해외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몸집을 키워왔던 롯데케미칼이 지금은 자산 매각과 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기초화학의 비중을 30% 이하로 줄여나간다는 게 롯데케미칼이 밝힌 목표다.

아울러 비단 롯데케미칼만이 아니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기초화학 부문 사업은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원재료를 조달해야 하는 근본적 한계를 갖고 중동이나 중국과 '치킨게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이 1970년대부터 추진했던 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이들은 예외적으로 독점금지법 적용을 배제해 과잉설비 처리와 생산 집중을 정부가 나서서 추진했다.

◆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위한 R&D 투자 불가피

기초화학 부문을 대체하는 건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상품군이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 기업설명회에서 향후 2030년까지 매출 기준으로는 4조원에서 8조원까지, EBITDA 기준 8%에서 10%까지 첨단소재 비중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설비에서 물량을 쏟아내야 하는 기초화학 제품군과 달리 이러한 첨단소재 제품은 구매자의 구미에 맞추는 역량이 필수다. 이런 역량은 기술적인 차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핵심 전략 고객을 관리하는 역량과도 직결된다.

이러한 노력은 비단 롯데케미칼만이 아니라 국내 경쟁 석유화학 기업, 나아가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이 마찬가지로 경쟁적이다. 시장의 기술적 우위를 잠시라도 점할 수 있도록 막대한 비용을 기술개발과 연구에 투입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기준 1203억원의 R&D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해 매출액이 19조9464억원이었으니 약 0.6% 수준이다.

경쟁사들은 어땠을까. 같은 시기 LG화학의 R&D 비용은 1조3909억원으로 매출액 54조6000억원 대비 약 2.5%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1398억원으로 매출액 10조5000억원 대비 약 1.3% 수준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끼리만 견주는 건 또한 큰 의미가 없다, 글로벌 톱티어 석유화학 경쟁사들의 R&D 비용은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바스프(BASF)는 2023년 약 24억2000만달러, 한화로 약 3조2000억원을 썼다. 당해 매출대비 3.5% 가량이다.

미국 다우(DOW)사는 10억달러,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매출대비 2% 가량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람코가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빅(SABIC)은 8억달러, 약 1조원을 투자했다. 매출대비 약 1.5% 수준이다.

2023년 롯데케미칼의 R&D비용 규모는 전년대비 17.5%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이 실적 악화에도 투자를 늘렸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투자대비 효과가 즉각적일 거란 보장이 없는 비용이다. 한두해 '반짝' 투자로 대세를 거슬러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보장이 없는 투자다.

향후 사업의 주력을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삼겠다며, 이를 위한 투자는 박하다면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롯데케미칼이 밝힌 미래 전략에 물음표가 떠오르는 지점이다. 너무 늦진 않았을까. 뒤늦게 남들 하는 만큼만 따라가는 수준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탄소배출 비용 중심 ESG 리스크도 조만간 대두

플라스틱으로 대변되는 석유화학 기업의 주요 제품군은 자연발생적 물질이 아니다. 탄소중립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적 요소가 기업경영에 '리스크'로 자리잡는 건 이미 수년 전부터 대세다.

따라서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환경비용'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회적비용(S)이나 지배구조관련 비용(G)은 차치하더라도 일단 온실가스배출과 관련한 환경비용은 구체화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2023년 ESG보고서를 참고하면, 연결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05만톤이다. 2024년 기준 국내 탄소배출권(KAU) 가격은 톤당 약 7420원이다. 시세 변동이 있겠지만 연간 약 449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현실이 버거운 것은 앞으로 이와 관련한 재무적 부담은 점점 더 커질 거란 부분이다. 앞서 개략적으로 계산한 롯데케미칼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탄소배출권 시세를 곱한 비용은 스코프1, 스코프2 배출량만을 단순 합산한 수준이다. 연관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환경적 요인을 감안해야 하는 스코프3 범주까지 측정가능하고, 비용을 산출해야 하는 시점이 온다면 향후 숫자가 얼마나 더 커질지 예상키 어렵다.

'모르니까 모른다'고 현재를 눙치고 넘어가기엔 롯데케미칼이 지금 처한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 즉각적인 실효를 기대하기 어려워도 많은 경쟁사들이 이미 오랜 기간 천문학적인 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경비용 역시 미리 대비하는 기업만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

◆ 중국 경기부양책에도 현 상황 반등 가능성은 낮아

롯데케미칼의 실적저조는 업황위축의 영향이 크다. 석유화학 업종의 다운사이클이 2년 이상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고유가 기조가 이어졌던 점, 중국발 증설부담이 심화됐던 점은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최근 중국이 발표한 경기부양책(이구환신)의 효과가 어떨지는 중요한 변수다. 현대 문명의 대부분 소비재가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제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가전제품, 가구 등을 새 물건으로 교체하면 할인을 제공하는 나라 차원의 소비증진 정책으로 석유화학 업종은 수혜가 기대된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비슷한 정책을 시행했다. 가령 자동차만 하더라도 2010년 64억1000만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해 신차 판매액을 496억위안 가량 늘렸다.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약 1조1000억원의 재정 투입으로, 8조4300억원 가량 신차 판매액을 늘린 셈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당시와 업계 상황이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우리나라 석유화학업종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기에 이러한 국가 정책에 기대도 크지만,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증설이 늘어났기에 기대만큼 반사이익이 크지 않을 거란 지적도 있다. 결국 최근 롯데케미칼과 함께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공격적 증설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며,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원재료와 제품 판매 가격 스프레드도 차츰 안정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적자 상황을 반등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며, 무엇보다 전반적인 사업 역량 고도화와 미래 비용까지 감안하면 돈이 들어갈 데가 많다는 게 고민이다. '부자 망해도 3대 간다'지만, 아직까지 자본이 탄탄하다는 것만 믿고 있기엔 넘어야 할 고개가 많은 롯데케미칼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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