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NC-5, 성안없이 추가 회의에만 합의
환경단체, 한국 정부 소극적 태도 비판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가 성안없이 추가 회의에 합의하면서 막을 내렸다. / 사진=연합뉴스.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가 성안없이 추가 회의에 합의하면서 막을 내렸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가 당초 계획과 달리 성안없이 추가 회의에 합의하며 막을 내렸다. 

2일 플뿌리연대에 따르면 이번 INC-5에서는 각국가들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성안에는 결국 도달하지 못하고 추가 회의를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100여 개 이상 국가가 파나마 성명을 통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며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회의 마지막까지 '생산 자체를 줄이자'는 강력한 협약 체결을 원하는 국가들과 폐기물 중심 관리를 원하는 산유국 등 방해 세력 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협상의 바탕이 되는 의장의 비문서(Non-paper)에는 '제 6조 공급'의 경우, 옵션 1은 조항을 모두 삭제,  옵션 2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를 포함한 플라스틱 생산 감축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일 의장이 새롭게 제안한 문서에는 옵션 2 중 '1차 플라스틱'과 '폴리머'에 모두 괄호에 포함돼 다시 협의해야 했다.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회의가 막을 내린 것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반발했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글로벌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는 "각국 정부 대표단은 다음 회의에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목표와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한 효과적인 협약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INC는 협상 과정에서 참관인을 배제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플라스틱 오염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소수의 국가와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업계가 전 세계 대다수 국가의 노력을 가로막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도 지적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이번 INC5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AC)의 소속 국가이자 협상회의 개최국"이라며 "그만큼 영향력을 가졌던 한국 정부는 그간 언론을 통해 언급한 것과 달리,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협약을 위한 적극 행보를 일체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협약에 참석했던 회원국, 국내외 시민사회, 강력한 협약을 기대했던 세계 시민을 실망시켰다"며 "그러나 또 다른 기회가 남아있다. 한국 정부는 다음 회의에서 협약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지 않고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성안되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도 성명서를 내고 이번 회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정부는 매우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였다"며 "'생산감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환경부 장관의 발언과는 달리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생산감축을 제안하는 제안서에는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마지막 진행된 전체 회의에서는 다른 정부대표단들이 생산감축 지지발언으로 박수와 환호를 받을 때, "우리는 (INC-5에서) 합의를 위한 강력한 기반을 구축했으며 이는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협약안이 산유국들의 방해로 부실해져 가는 지금, 이런 발언은 한국이 세계 4위 플라스틱 생산국임에도 플라스틱 오염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방해하는 국가들에 경고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야심찬 협약의 지연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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