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포항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포항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암=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2024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후반전과 연장 후반전에서 총 3골을 퍼부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론 선수단의 간절함과 팬들의 감동적인 응원 물결이 꼽힌다.

지난해 겨울 포항은 구단 원클럽맨인 박태하(56)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박태하호는 시즌 초반 승승장구했다. 11경기 무패 행진을 벌이는 등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7월부터 급격하게 추락하면서 6연패의 쓴 잔을 들이켰다. 우여곡절 끝에 파이널A에 진출했지만, 팀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다. 파이널A에서 치른 5경기 모두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결국 6위(14승 11무 13패·승점 53)로 시즌을 마쳤다.

따라서 코리아컵 결승전 전망도 어두웠다. 상대가 ‘동해안 라이벌’이자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 울산 HD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란 듯이 반전드라마를 써냈다. 포항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회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3-1 역전승을 올렸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선 포항은 2연패를 이뤄냈다. 2012∼2013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2번째 2연패다. 아울러 코리아컵 최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이 됐다. 1996년과 2008년, 2012년, 2013년, 지난해에 이어 6번째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포항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포항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의 올 시즌 키워드는 ‘간절함’과 ‘감동’이었다. 코리아컵 결승전은 이 키워드 2가지가 제대로 나온 한판이었다. 포항은 전반전에 선제 실점하는 등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전에 기세를 끌어 올렸고, 후반 25분 정재희(30)가 동점골을 뽑았다. 연장 후반전에는 간절함에서 울산에 앞섰다. 한 발 더 뛰면서 상대의 골문을 두드렸고, 연장 후반 7분 김인성(35)이 역전골,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강현제(22)가 쐐기골을 기록하면서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만난 박 감독도 선수들의 간절함을 칭찬했다. 그는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빛났다. 경기에 투입된 모든 선수들이 간절함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시즌 중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됐다. 팬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포항 팬들의 응원 열기도 인상적이었다. 코리아컵은 이번 대회부터 중립 지역 단판전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 한쪽 편을 가득 메운 포항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120분 내내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결승골의 주인공이자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인성은 “몸 풀 때부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포항 팬 분들이 응원해 줬다.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이 순간이 정말 감격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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