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코리아컵 역전 결승골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골이었다."

포항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3-1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코리아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 축구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해까지 FA컵으로 불려 온 이 대회를 올해 코리아컵으로 명칭 변경했다. 아울러 결승전 방식도 기존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중립 지역 단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선 포항은 2연패를 이뤄냈다. 2012∼2013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2번째 2연패다. 아울러 코리아컵 최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이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포항은 1996, 2008, 2012, 2013, 2023년 우을 차지하면서 전북 현대, 수원 삼성과 함께 5회로 코리아컵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올라 있었다. 올해 정상에 오르면서 최다 우승 단독 1위가 됐다.

아울러 포항은 이번 코리아컵 우승으로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ACL2) 진출권도 획득했다. 그런데 현재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나서고 있는 광주FC와 ACL2에 출전해 있는 전북 두 팀이 모두 아시아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포항은 다음 시즌 ACL2에 나설 수 없는 변수도 있다.

우승을 결정 지은 주인공은 김인성이었다. 후반에 교체로 투입된 김인성은 1-1로 팽팽하던 연장 후반 7분 포항의 역전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완델손이 집중력을 살려서 소유권을 살려냈고, 김종우가 오른발 크로스를 이어받은 김인성이 헤더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갈랐다.

활약에 힘입어 김인성은 2024 코리아컵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경기 후 만난 그는 "감독님께서 경기에 출전 기회를 주셔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몸 풀 때부터 많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포항 팬들이 응원해 줬다.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며 "라이벌전이었던 만큼 더 이기고 싶었다. 경기장에 투입된 이후 제가 득점을 했고, 포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이 순간이 정말 감격스럽고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김인성은 울산에서만 6시즌(2016~2021시즌)을 뛴 바 있다. 이번 경기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은 셈이다. 그는 "제가 몸담았던 팀을 상대하면 골 세리머니를 자중한다. 하지만 이번 골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면서 "제가 축구하면서 넣었던 골 중에 가장 감격스러웠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인성의 결승골을 도운 김종우의 크로스도 좋았다. 김인성은 "정말로 종우한테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포항에 다시 내려가면 맛있는 걸 많이 사주려고 한다"고 웃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