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건산연 "재건사업 참여 기대 높지만 면밀한 조사·검토 필요"
우크라 복구·재건 관련 비용 미국, EU, 일본 이어 우리나라 14위
러시아 미사일 폭격에 파괴된 키이우의 한 아파트. /연합뉴스
러시아 미사일 폭격에 파괴된 키이우의 한 아파트.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종식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상황이 안갯속에 빠졌다.

24일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제공하기 위해 그간 입장을 바꿔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와 영국산 스톰섀도우를 발사했다.

다만 이에 러시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며 전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서방의 조치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확정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북한 파병 이후 우크라이나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이에 대응한 러시아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급박하게 흐르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에 관해서 밝힌 적은 없기 때문이다.

길었던 전쟁이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강대강' 대치 속 확전 양상까지 보이면서 재건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된 상황을 반영하듯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제유가 역시 뛰었다.

세계은행의 '우크라이나 긴급 피해 및 재건 소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우크라이나 복구를 위해 4860억달러(68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침공 이후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복구·재건 관련 비용(재정적 지원+인도주의적 지원)을 보면 우리나라가 EU, 미국, 독일, 영국 등에 이어 14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 국제사회와 현지 재건 사업 참여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정부가 발표한 '우크라이나 국가협력전략' 자료에 따르면 중점협력 분야는 △교통 △산업 △보건위생 △공공행정 등이다.

국내 건설사의 경우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 확장공사,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리비우시와 스마트시티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우크라이나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MOU 체결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최신 건설동향브리핑 보고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전망과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통해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후보가 재선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과 함께 본격적인 재건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우리 기업의 재건 사업 참여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우리 건설기업의 재건 특수가 예상됐던 이라크와 리비아 등의 복구 사업 사례를 보면 △자금조달 문제 △사업 환경 불확실성 △현지 정정 불안 등으로 제한적인 참여와 공사 수행중단 및 미수금 발생 등의 선례가 있어 진출 과정에서 면밀한 조사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종전이 아닌 휴전 협정 체결 시 계엄령 지속 발효 가능성과 이에 따른 대통령·국회·지방자치단체 선거 미시행 등 내부 정치적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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