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엑스엔 재무상태 악화에도 개발 강행
부채 총계 증가, 자본 총계 감소
에스디바이오센서, 생산 설비 투자에 적자 지속
유엑스엔 사옥 전경./유엑스엔 홈페이지 갈무리
유엑스엔 사옥 전경./유엑스엔 홈페이지 갈무리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기상환 요구에도 유엑스엔은 연속혈당측정기(CGM) 개발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1대 주주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자본 회수로 인해 CGM 개발 성공에 유엑스엔의 사활이 걸린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CGM이라는 신성장 동력이 절실하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유엑스엔에 약 196억원의 BW 조기상환을 요구하며 촉발된 갈등으로 인해 양사 모두 법적 대응 불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엑스엔은 외풍에 불구하고 CGM의 개발을 강행 중이다.

유엑스엔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조기상환 지급명령서상 금액 이외에도 약 60억원의 유동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서 개발과 운영자금의 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유엑스엔 임직원들은 흔들리지 않고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해 일정에 차질 없이 임상을 완료하고 최고의 제품을 출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엑스엔은 이달 탐색임상을 마무리하고 확증임상에 돌입할 예정으로, 제품 상용화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동자본 60억원으로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임상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데다 제품 상용화 즉시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유엑스엔의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큰 폭으로 부채와 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유엑스엔의 매출은 2021년 5600만원, 2022년 1억 700만원, 지난해 3억 3469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30억원, 2022년 59억원, 지난해 68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총계는 2021년 120억원, 2022년 452억원, 지난해 528억원으로, 2021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보면 무려 340% 증가했다. 순손실은 2021년 31억원, 2022년 31억원에서 지난해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확대됐다. 

자본총계는 우하향하고 있다. 2021년 310억원에 규모에서 2022년 -63억원, 지난해 -194억원을 기록했다. 

개발 상황도 긍정적이진 않다. 유엑스엔은 이미 한 차례 제품 핵심인 센서의 일부 부품 수급 문제로 당초 예정보다 출시가 지연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원재료비도 2021년 2억원에서 2022년 3억원, 2023년 6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유엑스엔 측은 "현재 겪고 있는 분쟁에도 불구하고 CGM 제품 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며 "무효소 혈당 센서 기술이 강력한 원천 특허에 의해 완벽하게 보호되고 있으며 제품에 자동보정 기술을 포함해 조기에 특허 분쟁 없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CGM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차세대 CGM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는 시점에서 Implantable(침습적) CGM은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 서 있게 될 것"이라며 "독보적인 기술력과 장점으로 단기적으로는 CGM, 장기적으로는 Implantable CGM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오송 공장 전경./에스디바이오센서 홈페이지 갈무리
에스디바이오센서 오송 공장 전경./에스디바이오센서 홈페이지 갈무리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전망 역시 장밋빛은 아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706억원, 영업손실은 1053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미국 체외진단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며 영업손실 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영업손실 2481억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올 3분기 영업손실 주요 원인 역시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로 인한 무형자산상각비 577억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진단키트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시설설비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엔데믹으로 인해 매출이 역성장하자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해 유통 시너지를 얻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 3분기에만 시설투자에 648억원을 집행했다.

다만 시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아직 실적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생산설비 가동률 자체도 낮다. 올 3분기 기준 면역화학진단 분야 가동률은 50.4%, 분자진단 분야 가동률은 약 14%에 불과하다. 

신성장 동력이 절실한 에스디바이오센서에게 진단기기 분야 확장은 당연한 수순이며 시장 규모가 확대될 전망인 CGM 분야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30년 전 세계 당뇨병 환자가 5억 7800만명에 달하고, 2045년에는 2019년 대비 51% 증가한 7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혈당측정시장은 2018년 기준 154억달러(약 21조원)규모에서 연평균 5.5% 성장해 2027년에는 250억달러(약 35조원)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한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측은 "면역화학진단 제품, 분자진단 제품, 현장진단 제품, 효소면역반응진단 제품, 자가혈당기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어 다양한 질환과 제품에 대해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체외진단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요 전방 시장인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해 글로벌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고, 앞으로도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사용자 확보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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